SK건설 상반기 25억달러 수주…대림·현대ENG 이란 리스크 직격탄

2018년 10대 건설사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건설업계 시공순위 기준 ‘10대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 성과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SK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은 작년 상반기 대비 증가세를 보인 반면, 대림산업,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하 현대ENG),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은 하락했다.

특히 SK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 성적을 이미 앞질러 업계 1위를 기록한 반면, 대림산업과 현대ENG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해외 수주 실적이 절반 이상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의 올 상반기 해외수주 성과는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에서 판가름 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1일부터 6월14일까지 가장 좋은 해외 건설 수주를 거둔 곳은 SK건설로 집계됐다.

SK건설은 올해 홍콩,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개발형 사업을 적극 추진해 좋은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SK건설은 현재까지 수주액 25억1708만달러(약 2조7500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한해 해외 수주액인 21억1911만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954만달러)과 비교해도 약 11억5754만달러(약 1조2660억원)가 증가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비교적 해외시장 변화에 잘 적응해 개발형 사업을 추진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동종업계에 비해 건축사업 비중(25%)이 작다보니 플랜트·토목 사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목표한 바가 잘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20억6868만달러(약 2조26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8억9262만달러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약 11억7606만달러(약 1조2860억원)가 증가한 셈이다. 다만, 삼성물산의 상반기 성적엔 삼성그룹 내 계열사 공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우건설은 전년 동기 6억4190만달러에서 올해 9억8863달러(약 1조810억원), 포스코건설은 6826만달러에서 5억6151만달러(약 6140억원), GS건설은 1억7768만달러에서 6억5029만달러(약 7110억원)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성적이 부진했던 건설사는 현대산업개발(1만2000달러), 롯데건설(1억3979만달러), 대림산업(1억5724만달러)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5592만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해외 수주 성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현대ENG는 올 상반기 해외 수주 금액은 14억8695만달러(약 1조6270억원)로, 10대 건설사 중 3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업계 1위(37억3055만달러)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양사는 이란과 대규모 사업을 진행했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로 인해 금융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사업이 무산되면서 해외 수주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대림은 지난해 3월 2조2000억원 규모의 이란 정유공사를 수주했으나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로 올해 3월 계약이 취소된 바 있다.

현대ENG도 이란에서 추진 중이던 3조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대림이 경우, 그간 해외 수주 사업에 있어 이란을 집중 공략해왔으나 갑작스런 미국의 이란 제재로 금융조달이 어려워지고 공사대금을 받을 길이 없어졌다”며 “이란 사업이 무산·보류되면서 올해 수주활동은 저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의 경우, 큰 폭은 아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주춤한 성적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수주금액 6억8917억달러(약 75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억6098달러(약 6140억원)로 줄었다.

최근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건설은 1억3979만달러(약 1530억원)로 수주 규모는 전년 동기(2억6974만달러) 보다 감소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장기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전문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수주 사업)회사 인수를 검토하는 등 질적 기반을 닦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회사특성상 건축과 토목에 특화돼 플랜트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10대 건설사 중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비교적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은 1만2000달러(약 1300만원)로, 작년 동기 7만6000달러(약 8330만원) 대비 6만4000달러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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