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인수설에도 "검토 없었다" 일축…지주사 전환 후 급물살 예상도

우리은행 본점. <우리은행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한 우리은행이 최근 삼성증권에 이어 교보증권을 인수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잇단 나오자, “검토한 바 없다”며 소문을 잠재우고 있어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증권사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여력이 커지는 만큼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관심은 증폭될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주사로 전환하면, 출자여력이 현재의 7000억원 수준에서 7조원대 규모로 10배가 증가한다. 은행법에선 자기자본의 20% 이상 출자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지주사 전환 후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으면,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하면, 점차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날 일부 매체는 국내 사모펀드가 교보증권 인수를 위해 교보생명과 협상 중이며, 우리은행이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간접 인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54.6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해 삼성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증권 등이 피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지주사 전환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증권사 인수에 대해선 검토한 바가 없다”며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여러 추측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관계자도 우리은행 피인수설에 대해 “인수 추진과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면서 “교보생명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교보증권은 결정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관련업계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결국엔 대규모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증권, 자산운용 등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가 필요할 것이란 게 가장 큰 이유로 떠오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증권사 인수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몸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이며, 그 시작은 증권사 인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고 곧바로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당국 승인 후 연말 주주총회를 열어 연내 지주사 설립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1일 교보증권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공시시한은 12일 정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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