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종금 주가 '상한가'…"사업영역 다각화로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우리은행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지주사 전환에 대한 언급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비은행인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사업영역 다각화가 가능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는 평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은행은 "이사회, 금융당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로써 2001년 국내 최초로 금융지주 체제를 갖췄지만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매각하고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非)금융지주 체제 금융기관으로 남아있다.

우리은행이 다시 지주사로 전환을 하려는 배경은 은행 체제로서는 시장 경쟁에 불리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행법상(37조) 은행은 자기자본의 20%를 넘겨 출자할 수 없어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기 힘들다. 

우리은행은 지주체제로 전환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 계열사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복합 비즈니스를 벌여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일 대비 550원(3.62%) 오른 1만5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 우리종금은 전 거래일보다 181원(29.92%) 오른 786원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증권가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출자한도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은행 주가는 자회사 출자한도 제한으로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자기자본 19조8000억원의 20%인 약 4조원이다. 이미 출자한 3조3000억원을 제외하면 추가 출자 여력은 7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주사로 전환시 자회사 출자한도는 금융당국의 이중 레버리지비율(종속회사 투자지분 대비 자기자본비율) 권고치인 130%까지 확대되기 때문에 추가 출가 가능 금액은 약 4조원 후반대까지 늘어난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효과는 계열사 확대 및 다변화에 있다"며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가능 금액이 4조원 후반대로 증가하면 증권, 자산운용, 신탁사 등을 인수해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지주사 추진의 핵심적인 배경은 현행 은행법상 제한 받고 있는 자회사 출자한도(자기자본의 20%)를 극복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성 및 사업 효율성 제고, 기업 가치 상승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다음 행보는 증권,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등 적극적인 비은행 자회사 강화 움직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으로 이익체력을 키우는 등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활발하게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비은행 부분을 확장해 나가야만 이익체력이 늘면서 성장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회사 투자한도도 대폭 늘어나고 레버리지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조달 비용과 세금을 넘어선 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면 지주사에게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도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매수청구권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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