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과 분식회계 두고 엇갈린 해석…업계는 '아니다'에 무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설립한 바이오젠으로부터 17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의사가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18일 공시해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같은 날 진행된 감리위원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로) 분식회계 논란이 바이오젠의 콜옵션(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행사로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삼바로와 금융감독원 간 분식회계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사 전달은 '분식회계가 아니다'는 삼바로의 주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삼바로는 18일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의사가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여부는 삼바로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이다. 그만큼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는 오는 25일에 열릴 금융위원회의 2차 감리위원회를 비롯해 향후 증권선물위원회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게 업계의 해석이다.

최근 금감원은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삼바로가 에피스의 가치 판단기준을 시장가치로 삼은 부분이 회계기준을 위반 즉, 분식회계라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삼바로가 에피스의 시장가치를 회계기준 '장부가액'에서 '시장가액'으로 바꾸면서 주식으로 큰 이익을 거뒀고, 기존 손실을 상계하고도 남는 이익으로 회계상 흑자 전환을 거뒀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일련의 과정에서 에피스의 가치가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바뀐 대목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삼바로는 시장가치를 반영한 회계처리를 통해 어떠한 이득을 본 것이 없으므로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젠은 콜옵션 행사기한인 6월29일 저녁 12시(한국시간)까지 에피스에 대한 지분이 '총 발행 주식수의 50%-1주'가 되도록 삼바로부터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바로 관계자는 "이번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서신은 회사입장에서 너무도 중요하다"며 "서신을 향후 진행될 감리위 회의 때 제출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입장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삼바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확정됐으니 삼바로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같은 문제를 두고 동일 기관, 동일 부서가 시기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리면 피해는 바이오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때문에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어느 정도 거품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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