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이르면 6월 발행어음 인가 신청 전망…'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이달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가 유력한 가운데 나머지 초대형 IB(투자은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 다음으로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23일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달 열리는 증선위에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NH투자증권과 관련한 장애물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인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위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 5곳(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이 중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말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퍼스트 발행어음'을 이틀 만에 5000억원 가량 팔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규모가 큰 대형증권사의 신용 상품이라 부실 가능성은 높지 않고 일반적인 기업어음(CP)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발행어음 심사와 관련해 지배구조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반년 넘게 발행어음 사업과 관련한 움직임은 제자리걸음이었다.

NH투자증권이 이번 증선위에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 발행어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나머지 초대형 IB 증권사 3곳의 발행어음 가능성에 관심이 주목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난 1월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KB증권이 이르면 다음달 이를 재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위반으로 기관경고 조치 및 과징금 57억5500만원, 영업정지 1개월 제재를 받았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일부 영업정지를 받은 금융회사는 제재 종료일부터 2년간 신규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지만 이달 제재가 풀리면서 재신청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경은 KB증권 대표가 올해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행어음과 기업환전 등 투자은행 업무로 사업영역을 폭넓게 확대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초 구성한 초대형 IB 태스크포스(TF)팀을 계속 운영하며 발행어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으나 TF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B증권에 대한 제재 해지와 윤 대표가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NH투자증권의 가시적인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KB증권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또 다른 초대형 IB인 미래에셋대우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검사가 진행되면서 심사가 전면 보류됐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 재개가 불투명한 만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심사가 중단된 가운데 최근 '유령주식 사태'로 발행어음 진출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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