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개 노조 진심어린 사과·재발방지 주장, 소비자 "사명 바꿔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행태를 두고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조 전무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그룹 안팎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대한항공 제공>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도 조 전무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새 노동조합)은 지난 15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조 전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배경을 두고 관심은 일파만파 되는 분위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오너가의 잇단 갑질 논란을 두고 회사 안팎으로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조 전무는 한 달 전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한 사실이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 전무의 처벌을 촉구하면서 대한항공 사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은 한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한다”며 “조 전무의 갑질 행태는 그간 일선 현장서 피땀 흘려 일한 2만여명의 직원들조차 지탄을 받게 했고, 나아가 6만 가족들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는 “직원들은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지만, 낮은 임금상승과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낮은 성과금을 받고 있다”며 “모든 노력은 조 전무의 갑질로 무너졌고, 자괴감마저 느낀다”고 강조했다.

다만, 3개 노조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대한항공 사명 박탈에 대해선 “2만여명 직원을 대한항공 사명을 지속 사용을 간절히 바란다”며 “조 전무의 경영일선 사퇴와 진심 어린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조 전무는 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은 분들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 더욱 반성하고,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겠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이어 “앞으로 법적 책임을 다하면서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전무의 이번 갑질 논란을 두고 주요 외신은 ‘재벌’과 ‘갑질’ 등 한국 특유의 문화를 거론하면서 ‘땅콩 회항’에 이은 ‘물벼락 갑질’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앞서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견과류 대응 매뉴얼을 잘못했다며 사무장을 즉시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지시하면서 회항을 한 일로 세간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조 사장은 당시 논란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면서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만 유지해오다 올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사장) 복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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