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스마트 근무제, PC 오프제, 정시퇴근 유도 등 '워라밸' 시행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일·생활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바람이 은행권에도 불고 있다.

과거 보수적인 업무 환경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 맞춰 직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근무방식을 변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더욱 효율적인 업무환경 구축을 통해 직원들의 '워라밸'를 강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고객서비스 확대와 근무여건 향상을 위해 기존에 시범 운영하던 유연근무제 15개점을 38개점으로 확대했다. 운영 모델은 9 TO 7(2교대 근무제), 애프터뱅크 2개다.

근무시간 2교대는 일찍 출근하는 직원과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이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함께 근무해 대기고객의 불편을 줄였다. 일찍 출근하는 직원은 오후 4시에 창구업무 마감 후 일찍 퇴근하도록 했고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은 오후 7시까지 창구업무를 하고 퇴근한다.

애프터뱅크는 영업점과 점주권 환경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10:00~17:00 △11:00~18:00 △12:00~19:00 등 3가지 형태로 운영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4일 조사회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 더욱 효율적인 업무환경 구축을 통해 고객과 마케팅에 전념할 수 있는 영업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정한 워라밸의 실천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창립기념식에서 "초격차의 시작에 직원이 있다. 워라밸과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워라밸을 첫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2016년 7월부터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재택 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자율 출퇴근제 등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재택근무는 사무실이 아닌 집이나 기타의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기획아이디어 도출, 상품 및 디자인 개발 등 은행 전산망을 사용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는 기존 사무실과 동일한 환경의 사무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강남, 영등포, 일산, 죽전, 본점에 총 5개의 스마트워킹 센터가 마련됐다.

대상은 본점 영업점 직원 중에서 단독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경우이며 영업점 직원 중에서도 외부 섭외를 담당하는 RM, RRM, IRM, PB 직원도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가 가능하다.

자율 출퇴근제는 직원의 생활패턴이나 업무 상대방과의 시간 조율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로 월 6회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좋은 일터 행복한 직장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진정한 워라밸 실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저녁이 있는 삶 △휴식이 있는 삶 △소통이 있는 삶 등 3가지 테마로 근로문화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작년 11월 본점에서 시작된 정시퇴근 캠페인을 지난 1월부터 전 영업점으로 확대·실시하고 있다. 본점의 경우 오후 7시에 사무실을 일괄 소등하고 야근이 불가피한 직원은 별도의 업무집중층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이밖에 △매일 사내방송을 통한 정시퇴근 안내 △인사부 순회점검 △정시퇴근 4행시 공모 △정시퇴근 우수 부점 포상 △'동go동樂’'실천을 위한 퇴근 시간 단축 아이디어 공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점 부서 시간외근무 발생량이 약 70% 감소했고 영업점 최종 퇴근자 평균 퇴근 시간도 40분 단축됐다"며 "향후 퇴근 시간 개선 노력을 영업점 경영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개인의 일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퇴근 시간 후 PC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PC 오프제도'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과 가정의 균형, 근로시간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시행됐다"며 "이를 통해 장시간 근로 관행이 개선되고 직장만족도와 업무생산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오후 7시 이후에는 업무용 PC가 자동 종료돼 정시퇴근을 유도하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저녁 6시 퇴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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