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라는 오해 풀어달라"…소통하는 자세 필요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문재인 정부에 인물이 이렇게 없던가"

지난달 30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김기식 現 더미래연구소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져나왔다.

워낙 강경한 인물인 데다 참여연대 출신으로 시민운동을 하던 사람을 데리고 왔으니 말이다.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고 해도 전문성을 요구하는 감독 기관의 수장을 맡는다는 것이 도통 이해가 안 됐다.

사실 김 원장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인물이 아니다. 꾸준히 금융권 인사 후보로 거론됐다. 김 원장은 지난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대신할 후임 금융위원장으로 하마평에 올랐고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차기 이사장 후보로도 꼽혔다.

그리고 전임 수장인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비리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을 한 후 단 17일 만에 김 원장이 취임했다. 금감원장의 공백이 시장의 예상보다 짧았던 만큼 문재인 정부가 김 원장을 금융권 '요직'에 꼭 앉히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김 원장은 임기 내내 시험대에 오르내릴 것이다. 금융당국을 비롯해 시중은행들도 김 원장의 부임을 편히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능력은 끊임없이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원장은 지난 2일 열린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웃으며 "저승사자라는 오해를 풀어달라"고 말했다. 금감원장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채찍'만 쥐어온 김 원장에게 '당근'이 필요한 때이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개혁을 착실히 실천해 나가되 밀어붙이기식 개혁을 지양하고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소통하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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