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매수자 J&W파트너스로…하이투자 매각 '일시 정지'

SK그룹과 하이투자증권 사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매수자 측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작업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변경 또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SK증권의 경우 매수자가 케이프 컨소시엄에서 J&W파트너스로 바뀐다.

지난 5일 SK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SK증권 지분 전량(10%)을 J&W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8월 SK그룹은 케이프 컨소시엄에 SK증권 지분 매각을 결정했지만 금융당국이 케이프 컨소시엄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매각작업이 무산됐다.

금융사의 대주주 신용공여를 금지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케이프 컨소시엄은 특수목적회사(SPC) 이니티움2017을 통해 SK증권을 인수한 뒤 거래대금의 절반을 자회사인 케이프투자증권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자금 조달 구조는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 소지가 있었다.

2015년 지주회사로 출범한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 규정에 따라 SK증권을 2년 내에 매각해야 했으나 실제 매각이 늦어지면서 결국 케이프컨소시엄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J&W파트너스를 택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으면 매각 절차가 완료된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승인에 2개월여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지분매각은 빨라야 6월, 늦어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도 DGB금융지주로 매각작업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 지분 85%를 소유한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1월 지방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준비 중인 DGB금융지주와 지분 전량을 매매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현행 감독 규정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또는 3년간 시정 명령이나 중지 명령, 업무 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으면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DGB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기관 경고를 받을 경우 경영 공백을 피할 수 없는 데다 그 이상의 조치를 받을 경우 경영권 인수 자체가 엎어질 수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금융당국에서 지켜보는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주주가 바뀌게 된다면 되도록 빨리 새로운 작업이 들어갔으면 한다"며 "일단 경영 목표에 따라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약 3년간 매각설이 수차례 거론됐던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매각작업이 불발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LS네트웍스는 지난해 4월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현재 부동산 디벨로퍼 디에스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에스네트웍스의 인수 추진과 관련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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