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최동석 기자]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오늘 검찰조사를 받는 가운데, 배우 김 모씨가 밝힌 이윤택의 만행이 재조명 되고 있다. 김 씨는 ‘연극계 거장’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행으로 임신·낙태를 했고 낙태 후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인 연극배우 김씨는 지난달 19일 본인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김씨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는 동안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임신을 해 낙태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황토방에서 여자 단원들이 이윤택을 돌아가며 안마했고, 자신이 혼자 안마를 하게 됐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황토방’은 이 전 감독의 성추행·성폭행을 증언한 많은 이들이 꼽은 피해 장소다.

김씨는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 임신을 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며 "낙태 사실을 알게 된 이윤택은 내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낙태 시술 후에도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아이기에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요. 괜찮다. 괜찮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김씨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조용히 연극단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19일 열린 이윤택의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윤택 선생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에 나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이윤택과 피해자만이 아는,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 번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미투' 열풍에 동참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며, 내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해서"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윤택 연출가가 사과 기자회견에서 성폭행 의혹에 발뺌하자 또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이들의 폭로로 몰지각한 행실이 밝혀진 이윤택 연출가의 발언도 관심이다. 이윤택 연출가는 과거 한 기자간담회에서 "예전 배우들에게는 "똥심'이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찍는 게 옛날 스타일인데 이런 연극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택 연출가는 "초연 때도 배우들을 상당히 괴롭힌 나머지 '악질 연출'로 소문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윤택은 또 "그때 이중섭을 연기한 김갑수가 나중에 신문 인터뷰에서 저더러 악질적인 연출이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배우들에게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주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요즘은 옛날처럼 정색하고 달려들진 않고 대신 야유, 조롱하거나 빈정거린다. 사실 예전 배우들이 보여준 무지막지한 집중과 긴장이 이 시대에도 가능할지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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