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지주 지배구조 제도 개선 잇따라…금융당국 개선 의지 강해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회장들이 회장과 사외이사를 선임 과정에서 잇따라 손을 떼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제도 개선을 압박하면서 이 같은 회장 배제 러시는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또 지배구조 내부규범도 개정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했다. 기존 규범에는 회장과 사외이사 3인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했으나 새 규범에는 회장을 제외됐다.

JB금융지주 역시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임추위에서 빠지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임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BNK금융지주도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회장은 계속 임추위 위원으로 포함되지만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회장은 위원 구성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KB금융지주도 지난 8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으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회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했다. 최근 사추위에서도 회장을 제외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회추위와 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운영 실태 점검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운영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지배구조 불안정에 따른 금융회사의 경영 건전성 악화 방지를 위한 경영전문가(CEO) 선임 절차, 경영 승계 계획, 이사회의 독립성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의 연장선으로 금융당국은 현직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과정에 참여하고 사외이사가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셀프 연임'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해왔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제도 개선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계속에서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대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에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회장의 회추위, 사추위 배제를 확정직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관련 문제가 일부 금융지주에 쏠려있지만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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