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27% 급감…CU와 세븐일레븐 등 판매망 확보로 실적 부담 가중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전용 연초 '핏'을 홍보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로 '릴'과 전용 연초 '핏'을 국내 시장에 내놓은 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 급감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증권가에선 릴과 핏의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판매점 확대 등의 이슈가 존재해 KT&G의 실적개선의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도전장을 낸 지난해 4분기 프로모션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G의 2017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 감소한 1조479억원, 영업이익은 27.0% 감소한 2225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담배 수량 축소에 따른 고정비부담과 담배·인삼 판매관리비용 확대로 인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풀이다.

특히,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시장확보를 위한 프로모션 비용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KT&G는 지난해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전용 연초 핏(Fiit)을 출시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담배 볼륨 자체가 크게 하락했고, 홍삼 마케팅 비용 이연효과도 예상을 초과하면서 KT&G의 4분기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요증가에 따른 기존 궐련시장 잠식으로 매출이 줄었다"며 "인삼부문도 계절적 비수기와 일부 사드효과 지속 등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릴과 핏의 시장 내 반응과 정착속도 등의 영향으로 KT&G의 실적부진이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신연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궐련담배 판매 감소로 인한 감익분을 커버하는 수준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때까지 판매 확대는 고스란히 실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재는 시행착오 단계로, 빠르면 올해 5월 이후부터는 이익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실제 KT&G는 기존 서울 내 GS25에서만 릴과 핏을 판매해 왔는데, 올해 2월부터 서울 내 CU와 세븐일레븐에서도 릴과 핏을 판매하기로 결정하며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욱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일반 담배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핏이 시장과 함께 성장하면서 하반기 이후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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