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일 하지 않고 집에 있는 남성 늘어…여성 감소세

<픽사베이>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집에서 전적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하는 남성은 늘고 있지만, 집안일만 하는 여성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를 하는 남성은 모두 17만명으로 기준을 새로 정립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를 '육아'로 구분하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가정에서 가사를 하는 사람을 '가사'로 분류한다.

전업 육아·가사 남성은 2003년 10만6000명을 시작으로 2015년 15만명, 2016년 16만1000명에 이어 작년 17만명까지 늘어나고 있다.

전담 육아를 하는 남성은 2015년 8000명, 2016년 7000명, 작년 4000명으로 다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가사만을 하는 남성은 2015년 14만2000명, 2016년 15만4000명, 작년 16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육아·가사만을 하는 여성의 수는 2015년 708만5000명, 2016년 704만3000명, 작년 694만5000명으로 줄었다. 특히 육아·가사 여성의 수가 600만명대로 되돌아간 것은 2009년(699만9000명) 이후 8년 만이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는 증가하는 반면 여성의 수는 감소하는 이유로는 일단 고령화가 꼽힌다.

은퇴 후 일을 하지 않고 집 안에 있는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주로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작년 상반기 3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래로 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만혼·비혼 추세가 이어지면서 기존에 육아·가사로 빠지던 여성 30대가 노동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는 동시에 은퇴세대 여성의 취업도 늘고 있다"며 "성 역할 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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