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특정 병원만의 문제 아닌 현 시스템 자체가 문제"…의료인력난 가중 우려 목소리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태와 관련해 현 의료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신생아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이 '병원 내 감염'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보건당국의 관리부실 지적과 의료시스템 개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대목동병원 사태은 개별 병원만의 문제로 볼 수 없으며 실상은 부실한 국내 의료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 사인"이라고 발표했다.

의료계는 2015년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사태와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태 등 현 의료시스템의 폐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특정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잘못만으로 단정짓는 데 무리가 있다"며 "정부가 일선의료현장의 감염관리 인력과 장비, 재료, 시스템 등의 실태를 파악하고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질 관리 수준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 제3의 이대목동병원 사태가 발생되지 않으려면 적절한 수가를 보상해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시설과 장비를 갖출 수 있는 시스템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계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의사에게 묻기보단 의료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의사는 "신생아 사망사건의 책임을 당시 근무했던 의사나 지도교수 등에게 지운다면 앞으로 누가 위험이 높은 과를 선택할지 의문"이라며 "이러한 결과를 얻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열악한 의료환경에 있음을 직시하고 정부가 나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의사는 "당연히 병원에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그에 앞서 보건당국 스스로 감염관리 등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향후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같은 구역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이날 오후 9시32분부터 오후10시53분까지 약 1시간30분 만에 잇따라 사망하면서 논란이 됐다.

경찰은 현재 주치의와 수간호사 등 의료진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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