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중국 관광객 유치 대신 호캉스족에 주목, 체험식 마케팅 집중

롯데호텔월드가 웅진씽크빅과 협력해 캐릭터로 꾸며진 슈페리어룸 등이 포함된 '씽크비거 패키지'를 출시했다. <롯데호텔 제공>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호텔업계가 '키즈존(Kids Zone)'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여파로 얼어붙은 중국 관광객 유치 대신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호텔로 발걸음 한 부모들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텔업계는 최근 들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명 '호캉스족'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호텔들은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투숙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한 데 따라 줄어든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강구한 방안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1724만명에 달했던 외국인관광객 수는 올해 10월까지 1110만명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1~10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대비 29.6% 줄어든 354만명에 그쳤다.

롯데호텔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5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940억원에 달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매출은 18.0% 감소한 4527억원, 분기순손실은 2배 늘어난 194억원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하락한 매출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예비 투숙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키즈존'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본사의 체인그룹 골든튤립 엠호텔 서울 명동은 14층 방을 라인(LINE)의 브라운과 코니 두 캐릭터로 꾸몄다. 단순히 캐릭터를 방에 배치한 것에 그치지 않고 투숙객들이 캐릭터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시티호텔 마포는 국내서 개발한 캐릭터 라바를 소재로 한 라바캐릭터룸을 구성했다. 아이들이 마치 라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인 된 것과 같은 기분이 들도록 한다는 게 장점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이번 겨울시즌을 맞아 'BMW 키즈 드라이빙존'을 준비했다. 이곳은 미취학 어린이들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또 원목키즈교구를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와 가상현실(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하고 있다.

아직 키즈존을 운영하지 않는 호텔들도 키즈 패키지나 키즈존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국내를 찾는 중국인들이 줄고, 그에 따라 호텔 객실예약율이 감소하는 실정"이라며 "아이와 함께 호텔에서 쉬고 싶은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호텔들이 키즈존을 운영하거나 키즈패키지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 운영하고 있는 호텔도 많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호텔브랜드나 국내 굴지의 호텔업체가 어린이 동반 투숙객 유치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인터컨티넨탈호텔 역시 내년 상반기 중에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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