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상급종합병원 관리·감독, 부실한 의료기관 평가 인증 지적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과 관련해 병원 내 감염 등 의료과실에 무게가 실리면서 병원은 물론,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의료기관평가 인증 등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까지 뜨거운 감자가 됐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원인으로 '병원 내 감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과 보건당국의 부실한 감염관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대목동병원은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원 최고 등급인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 받으면서,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에서 염기서열이 같은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됐으며, 사망 직전 신생아 4명 모두 동일한 영양 수액제와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1차 소견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등의 결과 등을 토대로 의료과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이대목동병원이 치료·처치 중의 의료과실로 인해 신생아들에게 세균감염을 유발시켰고, 이것이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세간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을 향한 시선도 싸늘하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벌레수액 논란 등 끊임없이 위생문제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한 보건복지부의 부실한 인증이 문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평가기준은 의료서비스 질이나 위생관리 등에 대한 배점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진료과목과 병상 수 등에 대한 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감염관리가 일반 의료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평가 인증 또한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평가인증 현황·결과'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분야 51개 조사 항목 중 50개에서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의 '상(上)' 또는 관리체계가 마련돼 있다는 의미의 '유(有)'를 받았다.

의료기구 세척·멸균 관리 등 신생아실의 감염관리 여부가 포함된 항목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엔 감염관리 부분이 없고, 이 부분은 의료평가인증원의 평가로 판단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인증원의 노력은 인정하나 잘된 부분이나 못한 부분을 지적할 만큼 고도의 전문가가 감염관리를 평가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관리는 병원의 기본이고 이를 제대로 평가하자고 인증평가를 만들었는데 이마저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기엔 초보적인 수준이다. 현재는 70%가 문서평가"라며 "좀 더 세심하게, 병원의 상황을 적극 반영해 질적 개선을 위한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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