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아모레퍼시픽·한화·CJ 철수 이어 삼성·LG·SK·코오롱 실적에 관심 고조

CJ 등 대기업들이 국내 제약시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으로 해당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삼성과 LG, SK, 코오롱 등 남은 4곳의 대기업 계열 제약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각자 진출한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꿰차지 못한 데 따라 언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시장에서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각사가 개발 중인 제품의 실적 상승이 더뎌 정상에 서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기존 제약사들에게 영업력에서 밀려 입지가 흔들리고, 의약품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란 뒷말도 새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가 제약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기업 제약사들의 입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목은 삼성과 LG, SK, 코오롱 등 4개사의 실적으로 쏠릴 전망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 매각을 결정한 터라, 삼성과 LG, SK, 코오롱 등 대기업 제약사업 계열사의 실적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4개 기업의 제약사업 계열사들이 바이오복제약, 국산신약, 백신 등 각 분야를 개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당 시장을 호령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실제 삼성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국내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 '삼페넷', '임랄디', '하드리마' 등 자체 개발한 5종의 바이오복제약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 등의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브렌시스는 2015년 12월 출시 후 올해 상반기까지 1년 7개월 동안 6억9000만원을, 렌플렉시스는 2016년 4월 출시 후 올해 상반기까지 1년 2개월 동안 1000만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LG는 그마나 LG생명과학(2017년 LG화학 생명과학본부로 흡수합병)이 자체 개발한 국산 당뇨치료제인 '제미글로'가 2017년 3분기 누적 처방액 기준 약 550억원으로 해당 시장에서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다만, 이외에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LG생명과학의 대표제품이 없는 실정이다.

SK케미칼은 '스카이셀플루'로 독감 예방백신 시장에 진출해 출시 2년 만에 판매량 1000만개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경쟁 제약사인 녹십자의 국내외 점유율 1위라는 기세에는 못 미치는 모양새다. 또, SK케미칼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 MSD의 '조스타박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오롱은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제약 포함)으로 제약산업에 진출한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7월 29호 국산신약인 '인보사케이'가 허가되기 전까지 대부분 원료의약품과 수출용 의약품을 제조해 오면서 실적면에서 여타 대기업 계열 제약사에 뒤처졌다.

앞서 제약사업을 도전장을 낸 롯데와 아모레퍼시픽, 한화 등이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롯데제약은 2011년 롯데제과에 합병됐고, 아모레퍼시픽의 태평양제약은 2013년 한독에 인수·합병됐으며, 한화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드림파마는 2014년 근화제약에 매각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제약사의 부진은 의약품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가치만으로 도전했다가 낭패를 본 것으로 보인다"며 "제약산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투자만 하기엔 부담이 됐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군과 달리, 신약개발과 의약품 영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제약산업에서 고배를 마신 대기업들이 모두 백기를 들었고 CJ까지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제 삼성과 LG, SK, 코오롱 등 4곳의 대기업만 남았다"며 "오랜 시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약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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