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효과와 안전성은 타그리소 우세 점쳐, 관건은 한미 '올리타' 임상결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한미약품의 '올리타'가 모두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본격 경쟁을 예고했다.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는 타그리소가, 가격경쟁력과 국산신약 프리미엄에서는 올리타가 각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세계 폐암치료제 시장을 호령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한국시장 상륙이 결정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우리 정부 간 타그리소 약가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한미약품의 '올리타'와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의약계 일각에서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타그리소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7일 세 번째 협상테이블에서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 약가를 확정했다. 타그리소와 올리타(성분 올무티닙)의 약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후 보건복지부가 고시해야 최종 확정된다.

이로써 EGFR T790 변이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는 타그리소와 올리타가 경합을 벌이게 됐지만, 타그리소가 국내 시장에서마저 패권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타그리소는 다양한 연구로 질병조절률과 무진행생존기간(질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현재와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 증가, 뇌전이 환자 치료 등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세대 치료제인 '이레사'보다 부작용 발생빈도가 적고, 지난 2016년 5월 허가 후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되면서 안전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환자들도 타그리소의 이번 약가협상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타그리소가 급여를 적용받게 돼 적은 의료비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자단체는 "말기 폐암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타그리소 약가협상 타결은 장기 생존의 희망까지 품게 됐다. 하루 빨리 고시해 환자들이 5%만 약값을 지불하고 타그리소를 복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타그리소의 국내시장 진출로 한미약품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올리타의 약가는 월 140만원(환자본인부담금 월 7만원)으로 등재될 예정인데, 조건부 허가 약제로 3상 임상시험 데이터 자료를 2020년 6월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부속합의가 따라붙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4월 식약처로부터 올리타 3상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으며,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임상시험 중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피부이상반응의 발생으로 신규환자 사용 제한'이라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식약처가 배포하면서, 올리타 3상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올리타는 중증피부이상반응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기술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가 한미약품에 권리를 반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국산신약이라는 프리미엄과 저가전략으로 국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타그리소의 급여 적용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타그리소가 올리타보다 우수하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도 타그리소의 급여를 요구한 것"이라며 "뇌전이 치료 등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올리타가 앞으로 시장에서 어떠한 전략을 내세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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