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올리타'보다 7배 비싸…아스트라제네카, 폐암치료제 '타그리소' 들고 세 번째 협상테이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적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의 마지막 약가협상을 앞두고, 환자단체가 약가협상 타결을 촉구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양측이 제시한 약값의 차이가 커 이미 두 차례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이 지지부진해 배경을 두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는 오는 7일 약가를 두고 정부 측과 세 번째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가운데, 환자들은 6일 제약사와 정부를 향해 약가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기다릴 순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앞서 타그리소의 약가를 두고 두 차례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서로 제시한 약값의 차이가 커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타그리소 약가는 한 달에 평균 1040만원인 데 반해, 경쟁약물로 알려진 한미약품의 '올리타(성분 올무티닙)'는 140만원까지 약값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는 기존 표적 항암제를 복용하던 중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EGFR T790M 변이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를 나타내는 3세대 표적 폐암치료신약이다.

이를 두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제품의 가치를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타그리소는 임상 3상은 물론, 출시 후 실제 환자들에게도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등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건보공단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시한 타그리소 약가는 올리타 대비 7배나 높기 때문에 건보재정을 고려해 비슷한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들은 결국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앞에서 타그리소 약가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 약값을 대폭 인하해 환자들에게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는 "타그리소를 비급여로 처방받으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값은 1년에 7000만원 정도"라며 "입원이나 검사, 기타 처치 등의 비용까지 합하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이윤을 위해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흥정하지 말고 환자들의 건강증진 측면에서의 협상이 필요하다"며 "약은 단순한 재화가 아닌 공공재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제약사와 함께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마지막 협상에서는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환자들의 치료기회 제공과 건보재정 절감 등을 모두 고려해 약가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려하는 것처럼 시장철수 등의 상황은 염두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의 올리타는 임상 3상을 완료하는 조건으로 월 140만원으로 약가협상을 완료했으며, 복지부 고시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암환자 산정특례를 적용받을 경우, 협상된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되는데, 이때 환자들의 월 부담금은 약 7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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