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익의 경영의 재발견]

이해익 경영컨설턴트

[한국정책신문=이해익 ] “남성만이 독박으로 국방의 의무 이행에서 벗어나야한다. 여성도 의무이행에 동참하도록 법률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청와대 사이트 국민소통광장인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오른 청원이다. 해당청원은 마감일인 지난달 14일 기준으로 12만3200명을 돌파했다.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청와대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당초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대해서 제때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청원이 폭주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몇명이상 추천이 있으면 답변할지 기준을 빨리 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그래서 특정청원에 30일간 20만명 이상이 추천할 경우 청원마감이후 30일 이내에 각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이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밝혔다.

그러나 참여기준 20만명이상은 너무 높다는 의견이 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미국대통령이 만든 백악관 청원시스템 ‘위더피플(We The People)’은 10만명만 서명해도 백악관이 답변한다. 또 영국에서는1만명 이상이면 정부 답변을 들을수 있도록 했다. 10만 이상일 경우에는 의회가 해당사항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여하간 청와대가 청원마당을 개설한 것은 잘한 일이다. 또 선진민주주의 국가인 영‧미보다 답변기준이 높다는 것도 낮춰나가면 될 것이다. 따라서 ‘여자 군입대’에 대해서는 당분간 답변을 듣기 어렵게 됐다.

한 두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여성 국방의무화’를 필두로 남녀문제는 성대결처럼 단연 뜨거운 이슈다. 시동생은 도련님, ‘님’자를 붙인다. 이에 반해 관행상 처제는 ‘님’자를 붙이지 않는다. ‘엄마 성을 따르게 해달라’등처럼 남성위주의 관습을 개선해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심지어 ‘남성들도 인공자궁을 이식’ 받아 출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과격하고도 엉뚱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녀논란은 어디 ‘군입대’나 ‘엄마성’이나 ‘출산’뿐이겠는가. 종교도 마찬가지다.

어느날, 한 미국인 여 제자가 숭산(崇山) 큰스님께 질문을 드렸다. “큰 스님, 한국불교사상 여선사(女禪師)가 있습니까?”

“없어, 없어. 물론 없지!” 큰 스님께서 재빨리 대답하셨다. 여제자는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는 화까지 났다.

평소 큰 스님은 남녀차별 없이 제자들을 평등하게 대하셨고 또 몇 명의 여제자들에게는 선을 지도할 수 있는 인가(印可)도 내리셨기 때문이다.

잠시 후 더듬거리며 큰스님께 다시 여쭈었다.

“무슨 이유로 여선사가 없는 것입니까?” 옅은 미소를 띄며 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자는 성불하지 못하거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대답이었다.

“큰 스님, 수년간 큰 스님 밑에서 수행해 왔습니다. 늘 저희에게 100퍼센트 참 나를 믿으라고 가르쳐 오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 와서 여자는 성불할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큰 스님께서 제자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그럼 너는 ‘여자’냐?”

말씀이 서서히 녹아드는 동안 제자의 얼굴에는 감사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상은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란 책을 낸 벽안의 현각스님이 스승 숭산스님을 그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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