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회생가능성에 대해 "충분하다…임직원 노력 중"

이동걸 산업은행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땀을 훔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여야 의원들은 국책은행의 낙하산 인사 논란와 일감 몰아주기 관행, 해운업계 구조조정 등에 대해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는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과 김도진 중소기업은행장이 참석했다.

먼저 산업은행의 방만한 운영 실태가 질타 대상에 올랐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지난해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조직쇄신을 완료했다고 했지만 경상경비 25억원과 임원 기본급 1억원을 삭감하는 데 그쳤다"며 "임직원은 오히려 41명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국책은행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낙하산 인사'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 124명이 산업은행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관리·감독(구조조정) 중인 회사에 재취업했다"며 "끊임없이 낙하산 문제에 대해 지적했지만 산업은행은 재취업 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올해에도 산업은행에서 퇴직한 임직원 중 11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지난 1월 대우건설에 부사장으로 재취업한 뒤 박창민 전 사장 후임으로 대우건설을 맡은 부행장 출신의 송문선 사장도 포함돼 있다.

이에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해서는 추가로 내려보내지 않고 있다"며 "다만 거래처의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요청이 있을 때는 검토를 하겠지만 그 부분도 좀더 투명성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여전하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 임직원 모임인 행우회에서 설립한 '두레비즈'가 최근 2년간 산업은행의 103건 계약 중 22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며 "국회에서 매년 지적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전혀 꺼림이 없다. 스스로 죄의식이 없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지 1년이 된 가운데 해운업 구조조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과 관련한 각종 수치를 제시하며 전 정권의 사익 추구와 '국정농단' 사태로 구조조정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부채비율과 선적처리 용량, 용선료 등을 따져봤을 때 한진해운이 파산으로 내몰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과거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쟁력 평가에 의문을 가졌다. 기회가 된다면 지적한 부분을 찾아보겠다"며 "다만 지금은 산업은행의 기관장으로서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역점을 둔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회생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날 대우조선의 회생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김한표 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 회장은 "부실의 주요 요인인 해양플랜트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다운사우징(기업구조 축소 등)을 거치면 충분히 회생 가능성이 있다"며 "전 세계 수주 경기가 살아날 때 대우조선이 일감을 활발히 따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우조선을 죽여야 우리 산업이 살아난다는 건 근거 없는 속단이라고 본다"며 "대우조선의 자구계획 목표가 세 차례에 걸쳐 늘어나 5조9000억원까지 확대됐고 임직원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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