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국정책신문=김신희 기자]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행복하려 집착하는 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20세기 다섯 남녀가 영화 속 한 공간에 모여 행복만을 쫓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일까.

<우리의 20세기(20th CENTURY WOMEN)> 전작 <비기너스>에서 75세 아버지의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던 마이크 밀스 감독은 <우리의 20세기(20th CENTURY WOMEN)>를 통해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이크 밀스의 자전적 이야기에, 따뜻한 색감으로 우리를 감동시켰던 영화 <HER>의 제작진이 만나서 탄생한 영화 <우리의 20세기>.

<아메리칸 뷰티>와 <러브어페어>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네트 베닝’과 주목받는 젊은 배우 그레타 거윅, 엘르 페닝의 출연으로 한 번 더 시선을 끈다.

"행복하려 집착하는 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야"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1979년, 미국 산타바바라에 사는 도로시아의 쉐어하우스에서 시작된다. 55세의 중년 여성 도로시아의 쉐어하우스에는 15살 사춘기 아들 제이미, 24살 포토그래퍼 애비, 자동차 수리공인 중년 남자 윌리엄이 살고 있다. 여기에 제이미의 오랜 친구 줄리도 자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도로시아와 제이미의 모자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네이버>

전쟁과 대공황을 겪으며 어릴 적 파일럿의 꿈을 포기했던 도로시아는 '상실'에서 오는 외로움을 느낀다.

마흔 살의 늦은 나이에 제이미를 낳고 이혼한 도로시아는 아들 제이미가 자신보다 행복하길 바란다.  아버지 없이 크는 제이미가 걱정되어 중년 남자들을 제이미 가까이에서 지내게도 해보지만, 역시 인생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아무 관계없거나 무심한 그들은 제이미의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도로시아와 제이미는 계속해서 부딪힌다.

제이미는 그런 엄마의 이상행동이 이혼하고 외로워서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 때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해?"라고 묻는 제이미에게 "행복하려고 집착하는 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야"라고 답하는 도로시아는 아들과의 솔직한 대화를 차단한다. 그러는 사이 제이미의 인생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도로시아는 제이미와 가까우면서 성숙한 두 여자 애비와 줄리에게 제이미의 인생 선생님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인생은 가르칠 수 있는게 아니었듯, 이번에도 '가르침'은 없었다. 다만 제이미는 두 여자의 삶을 관찰하면서 스스로 성장한다.

자궁경부암을 앓으면서 난임이 된 애비는 페미니스트이자, 예술에 관심이 많고, 펑크 음악을 듣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이다. 제이미는 애비와 함께 산부인과에 가보고, 클럽에 가서 펑크를 들어보고, 바다에 가서 자유롭게 춤도 춰본다. 그러면서 여성성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을 익히고, 자유롭게 감정을 표출해내는 법을 알게 된다.

남녀인지, 친구인지 모를 애매한 사이의 줄리와는 또래 여자아이들의 인생 고민과 성에 대한 주체적인 결정 이야기를 나눈다. 줄리의 치열한 삶의 고민에서 제이미는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본다.

도로시아 역시 제이미를 이해하기 위한 행동들을 계속한다. 제이미가 가 본 펑크 클럽에 가보고, 40살이나 어린 줄리와 맞담배를 피우며 대화도 한다. 제이미가 듣는다는 펑크를 들으며 머리를 흔들어보는 도로시아의 몸부림은 같은 고민을 해본 어머니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네 인생을 어떤 식으로 예상하건 절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

'생리'를 불편한 말로 생각했던 20세기 사람들, 자유를 갈망하는 펑크 문화, 절대 '나는 외롭고 불안해'라고 말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고민 속에서 <우리의 20세기>는 여전히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 우리의 모습'을 반추한다.
 

<네이버>

생리는 여전히 '그날'로 불리고 있고, 펑크 대신 힙합에 열광하며, 아직도 부모는 자식에게 '나도 서툴단다'라고 말하지 못해 세대는 갈등을 거듭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결국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는 오늘을 처음 살고 그래서 서툴다.

제이미가 그랬듯 영화는 관객에게 직접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오늘도 얼마나 서툴게 상대를 대했는가'를 말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툴 것이고 삶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처럼 그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닐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성장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