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네이버·카카오, 미래 성장 잠재력 확대로 가치 상승할 것"

임지훈 카카오 대표.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영향력 강화를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투자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적인 AI 기술 투자를 놓고 단기적인 성장 둔화가 우려되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 확대에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일 대비 2만원(-2.55%) 하락한 76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도 전 거래일보다 500원(-0.35%) 내린 14만2000원에 마감했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과 함께 개발한 '클로바', 카카오는 '카카오아이(I)'라는 AI 플랫폼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AI을 꼽으며 AI 관련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클로바'를 통해 유저들에게 AI 기술을 직접적으로 체함할 기회를 제공해왔던 것과 달리 카카오의 '카카오아이'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첫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베일을 벗으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인 AI 플랫폼 경쟁에 돌입했다. 앞서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사전판매, 10월 중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AI 경쟁은 스피커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카카오아이를 활용한 번역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선발주자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해 온 구글의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의 '파파고'와 맞붙게 됐다.

이밖에 카카오는 지난 14일 카오오아이를 삼성전자의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와 연동했다. 또 7월에는 현대기아차의 제네시스 G70에 탑재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0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이 AI를 기반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어떤 기기나 서비스에 카카오 AI 마크가 있다면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네이버도 이미지, 음성 검색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검색 창에 '카메라', '마이크' 아이콘을 전면 배치했다. 또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시스템인 '네이버i'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강인호 네이버 서치 리더는 지는 20일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 2017(DCC 2017)'에서 "지식인에 고양이 겉모습을 묘사하고 사진을 게재해 품종을 물어보는 이용자들이 있었다"며 "AI로 검색이 고도화되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AI 기술 경쟁이 당장은 성장 둔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AI와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기존 서비스의 AI 접목에 따른 매출 증대(쇼핑 AI), 장기적으로는 금융, 의료, 주거, 자동차,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네이버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AI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래의 네이버 플랫폼 확장을 위한 AI 기술 투자는 단기적인 이익 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가치 감소보다 미래 성장 잠재력 확대 가능성의 가치 증가가 더욱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카오오미니 등 AI 스피커가 새로운 콘텐츠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다양하고 심도있는 콘텐츠를 다루는 단계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잠재적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콘텐츠 소비로 유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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