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접종 독감백신은 바이러스 3종만 예방…'4가 독감백신' 접종 대상 확대 연구 진행 中

국내에는 3종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독감백신'과 4종을 예방하는 '4가 독감백신'이 출시돼 있다. 다만 4가 독감백신은 현재 만3세 미만 영·유아에게 접종할 수 없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 대상을 확대했지만 대상자들은 여전히 완전한 독감 예방접종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총 4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4가 접종을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상자에 포함된 3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4가 독감백신 접종 임상실험조차 끝나지 않아 접종 자체가 불가한 상태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영·유아도 접종 가능한 4가 독감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국가무료예방접종사업(NIP)으로 오는 9월4일부터 생후 6-59개월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017-2018절기 독감(인플루엔자)백신 무료접종'을 실시하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동안 독감백신 접종에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12-59개월 어린이도 올해부터는 무료로 독감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지만, 현재 무료로 접종되는 독감백신은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4종 중 3종만 예방할 수 있는 '3가 독감백신'이다. 바이러스 3종은 A형 바이러스 2종(신종플루, 홍콩독감)과 B형 바이러스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종으로, WHO는 올해 '빅토리아'가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빅토리아가 아닌 '야마가타'가 유행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3가 독감백신 접종을 받은 대상자들은 여전히 독감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WHO의 예측실패율은 50%에 달해 매년 독감 유행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WHO와 유럽의약품안전청(EMA),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는 독감 바이러스 4종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4가 독감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내년 NIP에 4가 독감백신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4가 독감백신을 출시한 제약사들은 기존 제품을 만 3세 미만 영·유아도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정부가 독감 예방 무료접종 대상자를 확대했지만, 현재로선 만3세 미만 영·유아를 비롯해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들은 여전히 독감예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에서다.

국내선 4가 독감백신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는 지난 2015년에 출시된 GSK '플루아릭스테트라'를 비롯해 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4가', 일양약품 '테라텍트프리필드',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V테트라백신', 한국백신 '코박스플루4가PE',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 동아에스티 '백시플루4가주사액프리필드' 등이 있다.

GSK는 관련 연구를 완료하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녹십자와 SK케미칼, 일양약품은 현재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3개 제약사 모두 내년 독감 예방접종 전까지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GSK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FDA 허가를 획득 시 해당 내용을 식약처에 근거자료로 제출해 국내에서도 내년 중에 허가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와 일양약품 관계자는 "회사는 내년 시즌 전 허가를 목표로 현재 영·유아 확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독감예방 접종에도 독감이 매년 유행하고 있고, 세계적인 추세도 4가 독감백신으로 바뀌고 있다"며 "내년 시즌에는 4가 독감백신이 NIP에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지만 무료접종에 정부예산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4가 독감백신의 유효성만으로 NIP에 포함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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