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VR'과 연동하면 왜곡되고 뿌옇던 사물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어

삼성전자가 ‘기어 VR’로 기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인 ‘릴루미노’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릴루미노 팀원들이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삼성전자가 20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Relúmĭno)’를 공개했다.

릴루미노는 회사의 C랩(Creative Lab)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개발한 앱으로, 오는 20일부터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기어 VR’과 호환되는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은 후 기어 VR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기어 VR을 착용하고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기존에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릴루미노는 기어 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변환 처리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릴루미노의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 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암점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릴루미노는 1000만원이 넘는 기존의 시각보조기기 대비 성능은 유사하나 훨씬 낮은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릴루미노는 시력이 ‘0’으로, 빛 지각을 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전맹’을 제외한 1-6등급 시각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릴루미노 팀은 앞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가해 다른 시각보조기기에 비해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TV 시청과 독서를 할 때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으며, 지난해 5월 C랩 과제로 선정됐다.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다.

회사는 C랩 과제가 원칙적으로 1년 후 종료되는데 비해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1년 더 후속 과제로 진행한다. 릴루미노 팀은 가상현실(VR)에서 더 발전된 안경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 세계 2억4000만명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라며 “후속 과제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C랩은 회사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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