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부족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던 보험들 어떻게 되살릴지도 관건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경기도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보험학회 2017 하계연합 학술대회에서 향후 금융위가 추진 예정인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건강보험 보장강화에 이어 유병자나 은퇴자를 위한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될 전망이다.

정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보험업계는 업계사정은 무시한 탁상정책이라는 지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7일 실손의료보험의 전면적인 개편 검토를 공식화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공(公)·사(私)보험의 조화로운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하계연합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따라 신(新)실손보험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을 연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대체부품을 이용해 차량을 수리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20% 할인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국민 실생활에 밀착한 단종 소액보험 활성화 방침도 제시했다.

자전거 상해·배상책임보험, 스키 상해·배상책임보험, 대중교통 이용 상해보험, 6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 보험, 민사소송 보험, 가족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보험업계는 건강보험 보장 강화나 대체부품활성화 등이 이뤄지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태껏 나오지 않았던 신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에 대한 리스크나 그동안의 선입견은 어떻게 개선하고 이를 타개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병자가 실손가입시 부담보로 가입하고 있는데 이를 다 열어주게 되면 아직 건강보험 강화정책은 시작하기도 전인데 이로 인한 리스크와 보험료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손보험이 지난 4월부터 특약가입 형태로 변경돼 적용된지도 얼마 안되서 다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건데 말처럼 연내에 뚝딱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고령자 실손보험의 경우 판매실적도 미미하다"며 "단종보험도 거의 영향력이 없는 상품인데 실상을 알고 얘기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체부품 활성화도 현실을 너무 모르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체부품으로 인증 받은 부품은 지난해 말 기준 4개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산차 부품은 아예 없다.

다른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체부품을 활용하면 수리비 절감으로 손해율이 개선되겠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부품자체가 몇 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또 대체부품이 있다고 해도 소비자가 믿고 써야 하는데 대체부품에 대한 안정성을 의심해 되레 잘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이상된 차량은 대체부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사항이 없고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대체부품인증제 활성화도 어려워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험 자율화를 시키겠다더니 자율화는 커녕 오히려 더 옭아 메이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코드 맞추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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