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위협 요인"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약칭 카카오뱅크)이 영업을 시작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카카오뱅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계좌 개설을 비롯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은행 영업을 시작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이 같은 흐름이 업계에 위협적이지 않다는 분위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저축은행에 비해 수신금리가 월등히 높지 않고 특히 주요 업무인 대출에 있어서 고객군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경우 중신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은 1~3등급 고신용자와 4~5등급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은 1~3등급의 고신용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4~7등급의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경우 신용등급 5~6등급은 평균 6.85%의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받지만 실제 이 구간의 대출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반면 1~3등급의 고신용자들이 받는 신용대출 금리인 4%대 미만 대출 비중은 70.7%에 달했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저축은행과 비교할 영역이 아니다"며 "똑같이 대출업무를 하고 있지만 기존의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서비스하는 고객군이 다른 것처럼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도 고객군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에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대상자(4~5등급)와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이용자의 신용등급이 일부 겹치면서 중금리대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비상금대출'은 최저 연 3.35%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신용등급 7등급까지 최저 연 4.16%이 금리에 최대 3000만원을 대출해 주는 '슬림K중금리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다른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당분간은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게 되면 분명히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당장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파이'(시장)가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높은 관심으로 저축은행의 다양한 상품들이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위험이면 위험이고 기회면 기회일 수 있다"며 "그동안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도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계기로 오히려 알려지고 시장도 더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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