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카카오 팔아라"…국내 증권사 "수혜 기대·양호한 흐름"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시연 및 카카오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13일 만에 계좌개설수 2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가 하늘을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작 카카오의 주가는 둔화된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1일 올해 2·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1500원(1.38%) 오른 11만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는 지난 10일 개장 전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매출 4684억원, 영업이익 446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8%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다.

지난 1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약세다.

카카오에 대한 국내외 증권사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감이 출범 전부터 주가에 많이 반영된 상황에서 은산분리법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수익성 문제가 카카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계 증권사인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혼란스런 프리미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업계의 판을 뒤흔들 만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데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게임과 택시호출 등의 사업 분할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매도(sell) 의견을 내놨다.

스위스 금융사 UBS도 "카카오뱅크가 수년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국내 증권사의 목표치보다 약 4만7000원 낮은 7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팔자' 의견을 유지했다. 

JP모건 역시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와 시너지를 내기까지 정부 규제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며 목표주가 8만2000원, '비중 축소'(Und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카카오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출범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등 자회사의 상장 및 투자유치, 카카오 택시의 수익모델 도입, 코스피200 지수 편입 등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만한 이벤트들이 존재한다"며 "카카오은행의 단기 이익 기여가 제한적일 것처럼 이들 이슈의 이익 기여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각 사업의 밸류에이션 상승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계좌이체서비스가 확대되면 자회사인 세틀뱅크를 통해 가상계좌서비스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수혜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뱅크가 흥행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플랫폼우위와 편의성, 디자인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양호한 주가 흐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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