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매 후 23년만에, 판매금지 이후 6년만… "정부 존재의 가장 큰 이유는 국민 생명과 안전 수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가족을 면담하고 정부를 대표해서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이 한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정책신문=최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가 시작된 1994년부터 무려 23년만에, 피해를 인지한 정부가 판매를 금지한 2011년 11월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만나 "제가 대통령으로 정부를 대표해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 아이, 가족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 믿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거꾸로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이 느꼈을 고통과 자책감, 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절규하는 부모님들 모습을 봤다.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들, 건강을 잃고 힘겨운 삶을 사는 피해자들, 함께 고통을 겪는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부가 중심이 돼 피해자 의견을 다시 듣고 정부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책임져야할 기업이 있는 사고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구제 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예산을 출연해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한 사안은 국회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환경의 날'인 지난 6월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뒤 이뤄진 조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수많은 사망 및 질환 피해자가 발생한 탓에 이른바 '안방의 세월호'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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