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식' 하달 탈피, 상호소통 주효…기업인 경계심 풀며 동참과 화합 유도
'더불어 잘 사는 경제'ㆍ'착한기업' 메시지는 부담될 수도

[한국정책신문=최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 간 간담회 성과는 이른바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과 허심탄회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이번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27일과 28일로 이틀간으로 나눠 진행하도록 했다.

실제 문 대통령과 청와대 측은 기업인들과 '진정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은 곳곳에서 묻어났다. 

청와대를 찾는 외빈들을 위한 장소인 상춘재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물론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공식만찬에 앞서 이례적으로 '호프타임'을 갖는 등 파격적으로 치러졌다. 

대화 방식도 대통령의 뜻을 하달하는 이제까지의 ‘일방통행식’에서 탈피하고, 대통령과 경제인이 눈높이를 맞추고 상호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호프타임 때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은 직접 맥주를 따라 기업인들에게 전해주는가 하면, 문 대통령은 각 기업인들의 취미 등 사적인 부분부터 경영상의 애로점을 묻는 등 맞춤형 질문을 하며 거리감을 좁혔다. 

문 대통령은 호프미팅 모두발언에서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시간도 없다. 자료나 수첩 같은 게 없어도 되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기업이 잘 돼야 나라 경제가 잘 된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위하여"라며 건배사를 외쳤다. 특히 공식 간담회 인사말에서는 "저는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하시는 것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식 인사말을 통해 반기업 정서 해소와 기업인의 경계심을 푸는 데 상당 부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기업들을 향해 던진 '착한 기업' 메시지는 기업들에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배사 중 '더불어 잘 사는 경제'라는 문구에서 감지되듯 문 대통령의 관심이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여, 대·중소기업 상생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 

이는 중견기업으로선 유일하게 이번 간담회에 초청된 오뚜기 함영준 회장에 대한 관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호프미팅에서 함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운을 떼며 "고용도,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화합하듯 기업인들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동참의 뜻을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파주 LCD공장에 대한 지원을 예로 들며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해외 진출시 중소장비업체와 공동진출해 상생협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제4차 산업혁명 관련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할 것이고 이를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태양광사업 진천-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으로부터 ‘갓뚜기’라는 높이 추켜세워지면 높은 관심을 받은 오뚜기의 함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 왔다.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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