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여파, 수출에 큰 영향"…3~4분기 각 0.78% 돼야 성장률 3% 가능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2분기 실질 GDP는 386조5천652억 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1분기보다 0.6% 늘었다. <pixabay>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올해 1분기 1%대 ‘깜짝 성장’했던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다시 0%대로 떨어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증가했다.

1분기 1.1%에 이어 2분기도 0.6% 성장하며 한은이 예측한 상반기 2.8% 성장에 부합했지만 2분기 성장률은 1분기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2015년부터 같은 해 3분기(1.3%)와 올 1분기를 제외한 8개 분기 모두 0%대를 기록했다. 정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3.0%를 달성하려면 올해 3∼4분기에 각각 0.8%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성장률은 소비와 설비투자가 주도했다.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0.9% 늘면서 2015년 4분기(1.5%) 이후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증가율인 0.4%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1.5%포인트다.

소비 심리 개선 속에 갤럭시S8 출시와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내구재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소비 심리가 계속 개선됐고, 8월 말에는 주력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노트8과 LG V30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아파트 입주 물량도 하반기에 늘어나 가전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를 중심으로 1분기보다 5.1%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 0.9%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 추이. <뉴스1>

반면 수출은 1분기(6.8%)보다 3% 감소하며 주춤했다. 2008년 4분기 4.3% 감소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1분기 2.1% 수출 증가에 따른 기저 효과도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부분의 대외 수요 부진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서비스 수출이 4.1% 감소했다. 서비스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재화 수출도 5분기 만에 -2.9% 감소했다. 중국 등 해외 판매가 부진하면서 자동차 부품 수출이 크게 줄었다. 화장품 등 화학제품의 수요도 감소하면서 재고가 늘어났다. 이 여파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등이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은은 사드 보복 영향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 사드 여파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도 지속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추가경정예산 효과 제외)에 도달하려면 3~4분기 성장률이 각각 0.52%를 기록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전망한 연간 성장률 3.0%를 달성하려면 올해 3∼4분기에는 각각 0.78%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한은은 예측하지 못한 큰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무난히 연간 2.8%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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