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우열 나누기' 우려…27일 현대차·LG·오뚜기, 28일 삼성·SK
권오현·최태원·구본준 등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G-200 계기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성공 다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컨벤션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첫 공식 만남이 오는 27~28일 양일간 이뤄진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실질적인 대화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2시간 안팎으로 회동 시간을 잡고 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 3시간도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옛날처럼 줄세우기식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식사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어 차담회로 할 수도 있다"며 "오너나 전문경영인에게 되도록 편한 것으로 세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초청 대상인 15개 기업은 2개 그룹으로 나눴다. 당초 대기업과의 만남 일정을 하루로 잡았지만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틀로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동은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오뚜기가 '깜짝 초청'을 받으며 날짜별 초청 대상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사실상 청와대가 일자리창출 및 상생협력 우수사례로 꼽은 오뚜기와 같은 그룹에 포함되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는 관측에서다.

결론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자산규모 1~15위 그룹(농협 제외)과 오뚜기에 간담회 일정을 공지하면서 "27일은 농협을 제외한 그룹별 자산순위 2, 4, 6위 등 짝수 그룹이, 28일에는 1, 3, 5위 등 홀수 그룹이 각각 참석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오뚜기 참석은 첫날로 정해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날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기업들의 사정 등을 감안해 자산순위 홀수와 짝수로 구분해 날짜를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7일에는 자산규모 순위 2위인 현대차를 비롯해 LG(4위), 포스코(6위), 한화(8위), 신세계(10위), 두산(12위), CJ(14위)와 오뚜기가 참석한다. 

28일에는 자산규모 1위인 삼성을 비롯해 SK(3위), 롯데(5위), GS(7위), 현대중공업(9위), KT(11위), 한진(13위) 등이 참석한다.

경제계는 첫 상견례인만큼 그룹 총수 상당수가 참여하는 분위기다. 

행사를 주관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 측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 등에 대해 정부와 대기업들이 함께 노력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법인세 인상 등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 또한 주요한 대화 주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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