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세납부액 3조2375억…국내 주류업체 세금은 오히려 줄어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주세(酒稅) 납부세액이 지난해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수입맥주와 와인의 높은 인기 덕이다. 그러나 수입 주류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국내 주류업계는 출고량이 줄면서 7년 만에 납부 세금이 줄었다.  

14일 국세청의 국세통계 조기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세 납부세액은 3조2375억원으로 전년 3조2270억원보다 105억원(0.3%) 늘어났다. 이는 통계집계 이래 최고치다.

주세는 1997년 1조9000억원대로 시작해 17년만인 2014년 처음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5년(3조2270억원), 2016년까지 3년 연속 3조원대 세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세 증가에는 수입맥주 등 수입주류의 증가에 힘입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1년 맥주의 수입중량은 5만9000톤을 기록했으나 2014년 11만9500톤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5년 17만톤, 2016년 22만톤으로 매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새 수입량이 3.7배 증가한 것이다. 맥주 수입금액도 2011년 58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8200만달러로 5년 만에 3배 이상 치솟았다. 주류 수입이 늘어나면서 수입주류의 시장 점유율도 늘어났다.

반면 수입주류의 성장세는 국내 주류업계의 매출감소로 인한 납부세액 감소로 이어졌다. 2013년 국내 주류업계의 주세 납부세액은 2조6285억원으로 전체 주세의 88.3%를 차지했다. 반면 당시 수입주류에 관세청이 징수한 세금은 3500억원으로 11.7%에 불과했다.

국내 주류업계가 납부한 주세는 2015년 2조8100억원으로 늘었지만 주세점유율은 87.1%로 낮아졌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국내 주류업계의 주세는 2조79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0억원(0.7%) 감소했다.

국내 주류업계의 세금 납부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주류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류 출고량이 2008년 1019㎘(킬로리터)에서 920㎘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09년 국내 주류업계의 주세 납부액도 전년대비 460억원 줄었던 적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주류 출고량을 보면 국내 맥주의 경우 출고량이 줄어든 반면 수입 맥주는 늘었다"며 "국내 주류와 수입 주류의 출고량 차이에 따라 납부세금도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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