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선 한국당에도 뒤져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지역 조직 이탈 조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최형훈 기자]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입사 의혹 제보 조작사건으로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가운데 호남 민심의 이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호남에서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3당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대선에서 완패한 데 이어 이번 조작사건으로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급감하는 등 존폐위기에 처할만큼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CBS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3일 발표한 2017년 6월 4주차 주간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에서 국민의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지난주 대비 1.2%포인트 하락, 5.1%를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창당 후 호남에서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 지지율에선 8.7%로 나타나 자유한국당(8.8%)에도 오차범위 내에서 밀렸다.

국민의당은 총 28석의 지역구로 구성된 호남권에서 23석의 의석수를 보유하고 있다. 호남 내 여권은 국민의당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66.1%를 기록하는 등 독주 체제를 보이고 있다.

총선까지 시간이 남은 탓에 현역 의원들의 탈당설까지는 제기되고 있지 않지만 지역 기반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선거에 나서려 했던 주자들은 민주당과 사실상 양자 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로는 당선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전남의 모 기초의원이 국민의당을 떠났고 박지원 전 대표의 지역구인 목포시의 박홍률 시장마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인 진로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역의원들은 지역구 관리를 위해 기초의원 등의 조직이 탄탄해야 하는데 지역 내 이탈 조짐이 나타나면 의원들마저 거취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또 호남계의 이탈 조짐이 나타나면 국민의당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의 양대 지지 기반 가운데 실제 의석수는 호남계가 엄연히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호남계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에 대한 구상이 적극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차원의 정계개편이 어려울 경우 호남권 의원 개개인별로 탈당 흐름이 형성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은 당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사실상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당의 운명이 걸려 있다.

나아가 설령 검찰 수사 발표 결과 당 진상조사단에서 밝힌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이 나도 부실 검증 책임이 남아 있다. 이에 지도부 및 안철수 전 대표의 수습 방안 등에 따라 당의 향방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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