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앞두고 있어 정책적으로 적합한 형태 아니야

지난 2015년 8월부터 시작해 이달 말 시범운영이 끝나는 보험복합점포는 현재 신한금융지주 3곳, KB금융지주 3곳, 하나금융지주 2곳, 농협금융지주 2곳 등 총 1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이달 말 2년간의 시범운영을 마치는 보험복합점포가 이대로 사라질 모양새다.

실적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데다 소비자 편의성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는데 복합점포는 이를 역행하고 금융정책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복합점포 보험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부터 이달 말까지 시범운영이 끝나는 보험복합점포 10곳의 판매실적은 총 950건에 불과하다.

보험복합점포는 현재 신한금융지주 3곳, KB금융지주 3곳, 하나금융지주 2곳, 농협금융지주 2곳 등 총 1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주사별로는 신한금융지주(신한생명)가 173건이었고 KB금융지주(KB손보 598건, KB생명 110건)는 708건, 하나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는 각각 18건, 51건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해 6월 금감원이 발표한 보험사 복합점포 중간점검 결과를 보면 2015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9곳의 복합점포에서 289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초회보험료는 2억7000만원 수준이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부진한 실적을 이미 예견했다는 입장이다.

오는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의 특성상 보험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담설계사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보험사 직원이 영업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며 “결국 방카슈랑스처럼 비교적 단순한 저축성보험만 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은 옆에서 설계사가 설명을 잘 하고 권유해도 계약을 할까말까 한다”며 “더구나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보험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정책적으로도 적합한 형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이나 증권에 비해 보험상품을 가입하려고 복합점포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거의 없다”며 “보험이라는 게 예·적금처럼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복합점포가 추구하는 원스톱 가입시스템이 현실적으로 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이제 2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은행이나 증권 업무로 찾은 고객들의 보험에 대한 니즈를 어떻게 파고드느냐에 따라 실적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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