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K의 도시바반도체 인수의 의미…최태원 회장 경영능력ㆍ결단력도 높이 평가

<뉴스1>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SK하이닉스가 합류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리시라는 날개를 달게 됐다. 또한 그룹 내 주력계열사로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컨소시엄 합류라는 ‘신의 한 수’로 인수전 초반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승리를 끌어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기술력 장착으로 날개 달아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인수로 명실상부 그룹의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벌어들이는 돈이나 그룹 내 위상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로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갖추며 삼성전자와도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 또한 성장성 높은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이 가능해짐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그룹 내 실적이 압도적인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또 한 번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3조2767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3조2283억원)과 SK텔레콤(1조5357억원)을 모두 제쳤다 .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도 지난 1분기 2조4676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다. SK이노베이션(1조43억원)에 2배가 넘는 규모에다, 분기실적만으로 지난해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2분기 영업이익 역시 2조8713억원으로 다시 한 번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게 된다.

2012년 그룹에 편입된 이후 불과 5년만에 명실상부 그룹 내 대표 계열사로 올라선 것이다.

그룹 내 CEO의 무게감도 이를 증명한다. SK그룹의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이지만 SK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 직급이 사장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부회장이다. 그룹 내 무게중심이 SK하이닉스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최 회장의 '상생 결단', 불리한 상황 일거에 뒤집어 = 

도시바 인수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 주변의 반대와 만류에도 하이닉스를 인수한 '승부사 기질'이 또 한 번 통했다는 평가다. 특히 마지막에 '미일 연합'에 합류한 결정은 전체적인 판세를 뒤집은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사실 도시바 인수전은 처음부터 SK에 불리하게 진행됐다. SK가 1차 입찰에서 제시한 금액은 경쟁자들에 비해 1조원 이상 적었다. 또한 한국이나 중국 등 인접국으로 반도체 핵심기술이 유출되는 것에 대한 일본 내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최태원 회장은 2차 입찰에서 ‘상생’(相生)이라는 반전카드를 내밀었다. 최 회장은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도시바 경영진과 면담을 벌여 ‘경영자매수’(MBO) 방식의 딜을 제시했다.

경쟁업체들과 달리 도시바 경영진이 49% 수준의 지분을 차지하는 MBO 딜을 제시한 한미일 연합의 설득은 주효했다. 이는 인력 구조조정과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도시바 경영진과 일본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최적의 방식으로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는 동종 업계 독점금지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3000억엔을 직접 출자하지 않고 융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리한 상황을 일거에 뒤집은 최 회장의 결단도 빛났다. 브로드컴은 막판까지도 인수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 회장은 '미일 연합'에 합류하며 전체적인 판세를 뒤엎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총 2조1000억엔 규모의 인수액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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