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자동차·기계산업 타격 가장 커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들어가면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최대 17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미 워싱턴 D.C 의회에서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포커스뉴스>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손실액이 최대 17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발언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지난 28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폐기하길 원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한미 FTA 재협상 수준을 ▲무역급증 산업에 대한 재협상관세 적용할 경우 ▲중간단계 관세양허 수준으로 복귀할 경우로 나눠 시나리오별 효과를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인해 대미 수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ICT정보통신기기 ▲가전 ▲석유화학 ▲철강 ▲기계 ▲섬유산업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시나리오A’에서 무역급증 산업에 대한 재협상관세를 적용할 경우 당장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자동차·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산업의 수출손실이 최대 1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손실 타격이 가장 큰 산업은 자동차산업으로, 이 기간 수출손실이 101억 달러, 일자리손실 9만명, 생산유발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산업의 수출손실액이 55억 달러로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컸고, 이어 철강산업이 14억 달러였다. 일자리 손실은 기계 산업 5만6000명, 철강 8000명 순으로 분석됐다.

추정치는 한미 FTA 체결 후 연평균 무역적자 증가액이 2억 달러 이상인 자동차, 기계, 철강 산업에 한정해 관세를 조정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무역적자 급증산업에 대한 재협상 관세율은 미국입장에서 산업별로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무역적자규모를 복귀시킬 수 있는 관세율과 MFN(최혜국대우) 최대관세율간의 비교를 통해 산정했다.

시나리오B에서는 한미 FTA 체결 중간단계 관세양허 수준으로 복귀할 경우 향후 5년간 한국의 주요 7개 수출산업의 수출손실액은 6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자동차부품 △ICT △가전 △석유화학 △철강 △기계 △섬유 산업이 대상이다.

이 경우 일자리는 5만4000개 감소하고 생산유발 손실액이 16조원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출손실이 가장 큰 산업은 자동차산업으로, 수출손실액이 22억 달러에 달했다. 또 자동차산업의 일자리손실은 약 2만명, 생산유발손실 6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시나리오B는 한미 FTA 관세 철폐 후 지난 5년 간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수출제조업의 대미수출 관세철폐가 상대적으로 급하게 이뤄졌다는 미국의 주장에 따라 관세철폐 기간을 향후 5년간 지연하는 방향으로 한미 FTA 재협상이 진행된다는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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