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국 소비자신뢰지수…OECD 32개국 중 30위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최근 수출·투자 증가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글로벌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99.06포인트로 지금까지 통계가 집계된 OECD 32개국 중 30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CCI는 향후 6개월 내 각국의 소비자 경기를 전망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호황, 100 이하면 침체를 뜻한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보다 CCI가 낮은 OECD 국가는 터키(96.76), 그리스(96.34) 등 2개 국가뿐이다.
소비자신뢰지수의 OECD 평균은 100.56포인트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말 산업 구조조정,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CCI는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100.09였던 한국의 CCI는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1월에는 2009년 3월(97.74)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8.70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월 소매판매가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고 3월 소비 속보지표도 1년 전보다 대부분 증가했지만 최근 보이는 근소한 회복 조짐은 3개월 연속 감소분에 따른 기계적 반등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8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5%포인트로 상향 조정했지만, 앞으로 소비 둔화가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득 정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머물렀고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역시 소비심리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