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토론' 반응은…문재인 "문제가 있다" 안철수 "괜찮은 형식"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스탠딩 자유토론'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문 후보는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연이어 받으며 표정이 점점 굳어지거나 다소 상기된 인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반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집중 공세의 타겟이 됐지만 토론 태도에서도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태연하고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19일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에서 각 당의 후보들은 9분동안 자유롭게 토론하는 총량제 토론 시간을 문 후보를 향한 질문 공세에 집중 할애했다.
문 후보는 토론 시작 미소를 띄며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으나 사드(THAAD) 배치 문제와 북한인권결의안 투표, 국가보안법 폐지 등 날선 공격이 이어지자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했고 '북한이 주적이냐'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의 질문에는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토론 후반부에 들어서는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차 토론 주제로 넘어간 이후 추가 질문을 하려는 상대방 후보에게 '됐습니다'라고 질문을 막아서거나 문 후보의 답변에 대한 반박에 '그것이 저의 답입니다',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등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문 후보는 토론회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새로운 포맷이긴 한데 총량제니까, 한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면 충분히 답을 할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있다"며 "질문에 대해서 답변 시간도 공평하게 분배해 주는 그런 룰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두 팔을 번쩍 들며 "국민이 이깁니다"라고 선거 슬로건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또 첫 질문을 선택하는 버튼이 1번과 2번 밖에 없자 자신의 기호가 3번임을 상기시키며 "3번은 없습니까 전 3번 누르고픈데"라고 말하는 등 농담을 던지며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사드문제와 관련, 안 후보가 사실상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국민의당 당론은 여전히 반대라는 점과 대북송금 특검에 관한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견제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에게 "처음 시도하는 형식 아닌가. 나름대로 어느 정도 괜찮은 형식 같다"며 "아마 다음부터는 좀 더 활발하고 더 자신감 있게 후보가 자기 실력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상호 공격은 상대적으로 공방 시간이 짧았다. 다른 후보들이 두 후보에게 공격을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두 후보가 정면으로 대결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