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증가에도 민간소비 둔화, 보호무역주의·북핵 등 대외 악재 영향도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포커스뉴스>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인 수출이 나아지고 투자도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작년 말에 우려됐던 경기급락 가능성이 줄어든 것일 뿐 본격적인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소비 회복세가 더딘 데다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KDI는 18일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2.4%에서 0.2%포인트 올린 2.6%로 발표했다.

이는 정부나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2.6%) 전망치와 같고 한국경제연구원(2.5%), 현대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2%)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 이유는 수출과 투자에 있다.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고 반도체 부문이 수출 개선을 이끌며 세계 경제도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을 1.9%로 전망했던 KDI는 4.0%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총고정투자 증가율을 기존 3.6%에서 5.1%로 상향 조정하는 등 투자도 예상보다 괜찮다고 판단했다. 건설투자가 전년보다 6.4% 증가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2.9%에서 4.3%로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이러한 수출과 투자 증가세에도 경기가 호전됐다고 볼 순 없으며 민간소비가 둔화되면서 우리 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소비를 경제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민간소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효과가 축소되고, 지난해 내수 활성화 대책 효과도 사라져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낮은 제조업 가동률로 인해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이를 근거로 2018년 성장률은 2.5%로 전망됐다. 

KDI는 이어 보호무역주의, 북한 리스크 등이 확산되면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호무역주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북한 리스크는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와 투자성향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확대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세계경기 하방압력도 줄어 경제성장률을 올렸다"며 "다만 경기가 반등했다기보다 급락 위험이 완화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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