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조류독감으로 서민물가 오르고 축산농가 초토화…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지도 올리려 민생투어만

지난 10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마을 입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구제역 때문에 난리들이다. 충남 보은지역은 이미 초토화됐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구제역이 돌자 소고기 돼지고기값이 들썩거린다는 것이다. 사재기에 나선 유통업자들이 값 올리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조류독감 돌고 3000만마리 이상의 산 닭을 땅속에 파묻었는데 이번엔 소와 돼지가 또 자칫 그럴 지경이 된다니 속이 상해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그 틈을 타서 계란을 몰래 사재기한 업자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이 정설처럼 들린다.

미국산 흰 계란 수입했다고 값이 떨어졌다는 분석은 솔직히 믿어지지도 않는다. 그게 계기가 되었을 수는 있어도 말이다. 남의 어려움을 틈타 자신의 뱃속을 불리려 하는 이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관계자 중에 이 일로 인해 징계를 받은 고급 관료가 있었다는 소식은 내가 과문한 탓인지 듣지 못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할 수 없는 분야라고 변명하는 논리는 알겠는데 마음이 심히 불편하다. 도대체 이 나라 공무원들은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담뱃세를 올리면서 세수가 크게 늘어났는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근로소득세가 지난 4년 동안 58.2% 증가한데 비해서 법인세 세수는 13.5%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담뱃세가 인상돼서 개별소비세도 58.9% 증가했다. 서민들이 부담하는 세는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대기업과 재벌들이 부담하는 세금은 쥐꼬리만큼 올라갔다"고 꼬집었는데 그의 주장이 내 마음을 떨리게 만든다. 이 나라는 벌을 주고 경고를 날려야 할 때만 특별히 더 무르고 느슨한가. 

이런 거 잘 막고 대처 잘 하라고 공무원 봉급 주자고 세금 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사는 게 너무 속상하다. 어디 그 뿐인가. 최순실, 김영재, 주사 아줌마까지 마음대로 청와대 들락거렸는 데 청와대 경호실장은 왜 공개 사과 안 하는지, 그는 왜 안 잘리는지 모를 일이다. 국회도 아무도 이들의 징계를 요구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 이 사태 초기에 대국민 사과하고 물러나야 할 일 아닌가. 대통령이 권한정지 돼서 이들을 못 내본다면 황교안 대행도 있지 않은가?

그 분은 조류독감에 구제역까지 뚫렸는데 지지도가 오른 것에만 관심 두지 말고 주무부서 장관을 야단이라도 치고 잘라내고 공무원 사회를 긴장토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그런 거 잘 해도 인기가 올라갈 텐데... 민생 투어보다 더 급한 게 그런 거 아닌가?

비정상적인 일이 한 둘이라야 투덜거리기에도 지친다. 

세수를 10조원이나 더 걷었다면서 예측을 잘못한 것이 원인인지, 악착같이 거둬 들여 그리 된 것인지, 남은 세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 속이 상한다. 더 걷으면 돌려주라. 그렇게 주장하고 싶지만 이건 말이 안 되나?

언론에 발표된 한 조사를 보니 대기업에 들어가서 보통 사람 출신(?)의 사원이 임원 승진하는데 25년 이상 걸리는데 오너 일가 자녀는 4.9년 만에 임원에 승진했다고 한다. 다수 지분을 가진 회사 경영자가 자기 딸 아들을 그리 발령낸다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하면 뭐 할 말은 딱히 없다. 하지만 공정경쟁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이건 좀 심한 차별이다.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면 서민들은 정말 용기와 희망을 잃게 될 것 아닌가. 한 발 양보해서 그래도 좋다. 사회만 정상으로 돌아가도록 정부가 힘써주면 얼마나 좋을까? 

투덜거리고 나니 속이 풀려야 하는데 돌아보면 그런 모습들이 모두 우리 자신들이라는데 놀라고 또 속이 상한다. 맞다 그게 우리 자신들이다. 지금 앞에서 거론한 비난받는 자들 자리로 내가 갔다면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나부터 변화, 나부터 개혁 없으면 우리의 미래 아니 자녀들의 미래는 갑갑할 수밖에 없다. 그 자리에 가면 우리가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들 속내가 아닌가? 자신있게 "아냐, 난 안 그래!" 해야 하는데 그 뻔뻔하고 가증스럽고 도저히 용서하면 안 될 것 같은 이들, 그들이 바로 나이고, 우리 국민이고, 그게 우리 자신의 모습이 될 것 같아 그 불편한 사실이 기가 막히다. 거기에 더 가슴 아프고 절망적인 것은 그런 우리가 잊어버리기도 잘 한다는 것이다. 선거 때 다 잊어먹고 또 지역 따라, 혈연 따라, 생김새 따라 뽑아 준다고 하면 우리의 미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또 몇 년 간을 그렇게 속을 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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