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 다루는 데 이견 없어…환자의 안전과 효용성이 가장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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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의사들이 환자들의 진료에 엑스레이나 초음파 등의 현대 의료기기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사들과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각 전문가 집단의 이해관계, 법률의 미비 또는 해석의 차이 등에 의해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으로 혈액화학 자동 분석기, 심전도기(EKG), 소변검사기(Urine analyzer) 등의 검사는 허용됐고, 엑스레이나 초음파 등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금지됐다.

이에 대해 양측 모두 반발하고 서로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결국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구의 다른 나라와 다르게 한의사라는 의료전문가에게 서양의학의 의사처럼 면허증을 줘 의료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 들어서 서로 간에 전문 영역이 확장이 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이는 다른 자연과학이나 다른 사회학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으로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데 단순히 학문 분야가 아닌 사람의 생명에 관계되는 부분이고 전문가 집단의 영역 침해 부분이라 일반인들에게는 어찌보면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분쟁이 생기고 있다. 

의사들은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고, 한의사는 한방기기가 따로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견해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기기를 함부로 쓰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주장이며, 세 번째는 선진국의 경우 어떤 나라도 전통요법을 하는 사람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가한 나라는 없다는 이유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의사들은 첫째, 현대의료기기가 서양의료기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에 만들어진 의료기기를 현대에 살고 있는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의료인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두고 누구는 자격이 있고 누구는 자격이 없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선진국은 한의사 제도가 없다'며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에 대해 강력이 주장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의사와 한의사의 이런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은 인류의 역사상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학문의 영역이 뿐만 아니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모든 경계가 허물어져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고, 둘째가 적절성 및 효용성이다. 

현대 의료기기는 서양의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의료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 및 문제점 또한 서양의학적 개념의 것으로 한의학적인 개념과 상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과 문제점을 한의사가 처리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필자는 수술하는 의사인데 수술하는 의사가 수술 중에 갑작스런 어떤 이벤트 및 합병증이 생겼을 때 이를 처리할 능력이 없으면 수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고 실제로 그러하다. 그런데 서양의학을 바탕을 만들어진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그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에 제한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적절성과 효율성을 생각해 볼 때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의미 이다. 보통 의사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모든 현대의료기기를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한의사는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 학문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 분야의 정의도 모호하고 혹 전문 분야와 적합한 현대의료기기가 있어 사용에 있어서도 해석과 적용이 학문적 바탕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환자의 안정성과 효용성에 문제가 없다면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들 사용하는 것은 인류 역사의 흐름상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사용 중에 전혀 문제가 안 생기거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한의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료기기는 가능할 것이다. 또한 한의학적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학문적으로 안정성, 학문적 적절성, 효용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의사나 한의사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단순히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해야 하고 안전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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