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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읽지 못하고 그저 고집만 센 '불통 닭'현재 펼치고 있는 각종 정책은 매파? 혹은 비둘기파?…갈팡질팡하는 정책으로 연속성 깨져 부작용 속출
  • 박기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
  • 승인 2017.01.0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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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청 서소문청사 1동 앞에 2017 정유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된 닭 모형. <출처=포커스뉴스>

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정유(丁酉)년이다. 붉은 닭은 총명한 닭으로, 올 해 태어나는 아기들은 이런 기운을 받아 유난히 총명한 인재들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닭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했다. 

닭은 지혜로운 동물이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어떤 적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꼿꼿이 치켜든 닭 머리는 지조의 상징이기도 하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소리 높이 외쳤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서 우리는 닭의 높은 지조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닭은 푸대접 그 이상의 나쁜 이미지로 가득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3000만 마리나 되는 닭과 오리가 생매장되는 기가 막힌 현실 앞에서 새로 맞이하는 닭의 해는 유난히 서글프고 염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유신 철폐의 정치적 자산이 어느 새 후퇴하고 정치가 1987년 이전으로 아니 솔직히 유신시대로 돌아가 버린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탄핵 받은 대통령을 두고 진보측에선 닭을 예로 들며 비하하곤 했다. 국민들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소통이 부족했던 탓에 이런 모욕적인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런 그가 신년 벽두 갑자기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난을 더 보탰다. 자신을 변호하기에 급급한 그의 회견 내용을 보면서 상황인식이 저렇게 더디니 비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아무런 죄가 없다고 생각하든지,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든지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이거야말로 닭과 사람이 불통하는 격이다. 급히 시도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은 휴대폰과 카메라와 노트북을 지참하지 말라는 웃기지도 않는 지령(?)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것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직무정지 시절 기자들과 만남은 있었다. 그런데 그 때는 그냥 오프더 레코드를 전제로 한 산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유롭게 그저 이야기나 해 보자는 대통령의 바람으로 이루어진 시도였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탄핵 변호를 위한 사전 포석의 냄새가 난다. 당연히 보도를 전제로 한 기자간담회다. 그런데 취재 도구를 내려놓고 오라는 이야기는 무슨 초법적 발상인지…

이건 국민을 바로 닭으로 여기는 생각이 아니면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정부의 지도자를 닭으로 여기고, 그들은 또 국민을 닭으로 여긴다면 이거야말로 파탄지국의 일보직전 아닌가.

기왕 닭이야기가 나왔으니 다른 날짐승 이야기를 해 보자. 정치, 경제, 사회에서 우리는 보통 강경파를 매파라고 부르고 온건파를 비둘기파라 부른다. 경제계에 이를 적용한다면 대체로 통화를 죄는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팀이 매파라 불리고 그 반대가 비둘기파로 불린다. 지금 미국으로 말할라치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니 매파의 득세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쪽인가? 문제는 도무지 갈팡질팡하는 정책으로 인해 정책의 연속성이 깨지고 있어 어떤 쪽을 지향하는지 살필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어떤 정책을 실시하든 그 여파를 먼저 살펴야 하는데 저질러 놓고 본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여파는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전세계에 뿌려놓았다. 

국방 외교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북한과 대화를 중단하고 개성공단을 철폐했으니 매파 득세인가? 경제정책상으로는 비둘기파인지 매파인지 솔직히 짐작도 하기 어렵다. 통화를 죄겠다는 건지 재정정책을 풀겠다는 건지... 한편으로 추경을 이야기하고 한쪽에선 아니라 하고…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이렇게 정부 안에서도 서로 시선이 다르니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도 염려스럽다. 그러니 이 정부는 아무리 좋게 봐도 매나 비둘기가 될 것 같지 않다. 총명한 닭파도 아니다. 그저 고집만 세고 민심은 읽지 못하는 불통 닭이다. 지혜와는 거리가 먼 바보 닭의 모습이다. 이 닭머리 정부는 눈치나 보다가 좀 늦더라도 다른 수탉이 홰를 치며 울면 그 때 뭐라도 뒤따라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인가? 참 모를 일이다.

박기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  kikenpostna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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