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CNN에 '한국 정치 향후 시나리오' 기고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한국에서 전례 없는 큰 혼란을 초래했으며 이는 앞으로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CNN에 실은 기고문 '한국정치가 어떻게 더더욱 혼란스러워질 수 있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대통령을 뒤집은 스캔들을 B급 영화(적은 예산으로 만든 오락영화) 줄거리로 규정한 에버라드는 박 대통령 탄핵 표결에 새누리당 의원이 상당수 찬성표를 던진 사실에 주목했다.

에버라드는 이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이 지점에서 더더욱 이상하게 방향을 튼다면서, 탄핵은 박 대통령의 직책이 아니라 권한을 박탈하므로 헌법재판소 심판이 나올 때까지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함을 상기시켰다.

그에 따르면, 이 정치적 폭풍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은 지난달 황 총리를 교체하려다 국회 반발에 막혀 그를 유임시킬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황 총리가 박 대통령을 예쁘게 보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없는 사건이다.

황 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대행 체제는 헌재 심판이 나올 때까지 최장 6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이 더 이상해진다고 에버라드는 주장했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을 인용(認容)하려면 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전체 재판관 9명 가운데 1명은 1월, 다른 1명은 3월 각각 임기가 끝난다.

그런데 현재의 혼란을 감안하면 후임 재판관들은 신속히 임명될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재판관 7명이 심판해야 하는데 이들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은 그들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할 때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아마도 5월 어느 시점에 박 대통령이 복권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에버라드의 전망이다.

이런 모든 일이 발생하고 나면 헌재 결정문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 시점에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으며 이것은 내년 5월부터 박 대통령의 임기 종료일인 2018년 2월까지 한국이 레임덕 대통령이라기보다 죽은 대통령에 의해 통치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위협을 포함해 한국이 직면한 도전을 감안하면 이것은 대단히 불운한 상황이다.

만약 헌재가 국회의 탄핵을 인용해 대선이 새로 치러진다면 야권이 지리멸렬하며 빠져있으며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큰데 이는 아마도 주술적인 지도 없이 박 대통령의 정책들을 지속함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해 시위했던 많은 한국인들에게 이것은 엄청난 실망을 안길 것이라고 에버라드는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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