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입학·학사 특혜 의혹에 대해 2014년 12월 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글이다. 이같은 '망언'은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던 60만 수험생들에게 허탈감과 절망감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한때 수영 국가대표를 꿈꿨던 기자도 개탄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정유라 사태는 사실 놀랄 일이 아니다. 체육계 입시비리는 끊임없이 지적돼 온 문제점이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논란과 박근혜 대통령이 연관되면서 크게 이슈화됐을 뿐이다.

소를 잃었으니 이제는 외양간을 고칠 때다. 이번 기회에 체육특기자제도의 근본적인 개혁과 동시에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폐해를 전면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먼저 감시 및 처벌 강화를 통해 교육계의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그동안 입학을 미끼로 금품수수를 일삼거나 팀 종목에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끼워 넣는' 등의 체육계 입시비리를 양산해 온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손 봐야 한다.

또한 강화된 학사관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입시비리 등 부당한 특혜는 허술한 출결관리가 뒤따랐기에 지속될 수 있었다. 특히 2011년 추진된 '최저학력제'를 재정비해 구속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선수들에게 교육을 보장해야 한다. 1972년 군사정부 시절 정치적 필요에 의해 도입된 '체육특기자제도'는 '엘리트 체육'을 양산했고, 이는 체육과 교육을 분리시켜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빼앗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운동만 하면 대학간다'는 통념을 버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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