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2.28 금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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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진해운' 사태 놓고 '네탓'만 하는 당사자들

"대주주의 의지가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올 하반기 국내 산업계에 가장 큰 암초로 부상한 한진해운을 둘러싼 두 주인공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란히 출석했다. 

이제 한진해운은 그들의 손을 떠나 법원의 판단에 운명이 맡겨졌지만, 여전히 책임공방은 팽팽했다. 특히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이후 아직까지 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선원과 가족들이 수백명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에게도 책임은 없었다. 게다가 이미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그냥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는 발언은 우리 사회에 리더가 점차 실종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듯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은 이미 자율협약 종료 한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6500억에 달하는 한진해운 외상채무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외상 채무를 갚는데 국민 혈세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대주주들이 나서지 않는 마당에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물류대란은 필연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시중은행장이었다면 그의 답변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현재 공해상에 떠있는 선박안에 갇힌 선원들이 국민이고, 한진해운 선박에 컨테이너를 실은 중소수출업체의 직원들 역시 국민이다.

이어 증인으로 나온 조양호 한진 회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를 느껴 정부 지원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정책결정권자 나름의 기준과 정책에 의한 결정이었을 것" "해운업이 한국 수출입 물량의 90%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누가 경영을 하든 간에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어쩔수 없었던 조 회장 역시 한진해운의 외상채무가 가져 올 파급 효과를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국가 기간산업인 세계 7위의 해운업체를 잃었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직도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이 없다.

비상 상황에는 책임 추궁보다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해운업체 하나 정도 없어도 된다고 쉽게 생각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책임추궁은 나중 문제다. 덴마크의 머스크마저 한진해운 인수를 외면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네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조은아 기자  eunah@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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