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2.28 금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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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다.

김진해 새누리당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진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을 우롱한 듯한 발언에 김 의원의 발언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촛불이 꺼지기 전에 김 의원 발언에 역풍이 더 심하게 불진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와 종로 일대는 분노한 국민들의 촛불로 타올랐다.

그러나 기자는 100만 인파를 두 눈으로 목도하면서 마음 한 켠에 불거져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벌써부터 이 사태가 잊혀지진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김 의원의 발언을 지금은 비판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에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이번 정권에서는 유독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시작부터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켰고, 한 기업가는 정권의 핵심 정치인에게 뇌물을 줬다는 쪽지를 남기고 자살했다. 간첩이 조작되고 국정원은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피해 당사자를 빼놓고 위안부 문제를 졸속으로 합의했으며, 개성공단은 폐쇄됐다. 메르스 사태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었으며 경주에서는 리조트가 붕괴됐고, 사상 최악의 해난사건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잊혀져서는 안 되는 이 모든 일들이 잊혀졌다.

언론은 종종 한국인에게 '냄비근성'이 있다고 비판한다. 냄비근성은 화제가 될 때만 격렬히 흥분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빗대는 말이다. 그리고 금방 식어버리는 냄비 대신 오래도록 온기를 보존하는 뚝배기, 가마솥이 되자는 진부하고도 틀에 박힌 결론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 온기가 식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데워주는 것은 언론의 책무다. 국민이 그런 일을 모두 할 수 없으니 기자들에게 일을 위임하는 것인데 이를 국민성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언론이 본인의 할 일을 다 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선국면까지 고려한 수 싸움이 치열하다. 야3당이 100만 촛불을 등에 업고 대통령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음에도 청와대는 장기전 모드로 돌입한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엘시티 비리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지시하고 차관 인사를 단행하는 등 어느새 슬그머니 국정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이 사태의 정황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번 사태가 절대로 이전 사건들처럼 유야무야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사태의 경과를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본연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김희주 기자  hjoo@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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