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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침체 장기화로 안 먹고 안 쓰는데 정부 대책은 무엇인가?

통화당국이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췄지만 의도한 금리인하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리를 낮추면 가계소비와 기업투자가 늘어 성장세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상식이 무너진 것이다. 사람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갑을 닫은 채 무조건 안 먹고, 안 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해 소비를 최소화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분기 가계소비는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실질 소득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올 하반기엔 지난해보다 소비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 총저축률은 36.2%로 1998년 3분기 37.2% 이후 16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7.4%로 2009년 2분기 26.7%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금리인하 효과가 떨어진 이유는 국내 경제구조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고령화 심화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2000년 7%에서 지난해 13%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오는 2030년에는 다시 두 배인 24.3%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성향이 낮은 고령층 증가는 전반적인 소비활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15~2018년 3.0~3.2%로 낮아졌다. 주요 민간연구기관들은 이미 2%대 중반대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졌다고 얘기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쓸 수 있는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사용했을 때 물가상승 등 부작용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이다. 정부와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펴도 성장률을 3%대 이상 끌어올리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이런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가계각층의 혜안을 모아야 할 시기이다. 전문가들은 내·외수 총수요부족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가계의 소비지출 회복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8월 경기순환 정점을 찍은 후 5년 가까이 경기수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수축 최장기간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29개월이었지만 최근 5년 가까이 경기수축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록을 경신했다.

이렇게 꽉 막힌 민간소비를 진작하려면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 제거가 필수요건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소득계층별로 중장기적 맞춤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소비여력이 충분한 고소득층에게는 내구재뿐만 아니라 비내구재와 서비스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에는 소비촉진정책뿐만 아니라 소득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원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일시적인 쇼핑장려행사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별화된 맞춤형 소비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돈 있는 중장년층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주고, 청년들에게는 적극적 고용정책으로 안정적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줘야 소비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기업 수익률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도 경제회복 물꼬를 트기 위해 꼭 필요하다. 최근 투자증가세 둔화와 소비위축, 고용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돌파구로 과거방식인 제조업투자를 통한 일자리창출로는 한계가 있다.

소비를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개인적인 측면에서 노후를 준비하고도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어야 하고, 기업은 낮은 이자를 커버하고도 충분한 수익이 날 수 있는 항목을 발굴해야 한다. 또한 돈을 쓸 수 있는 중산층의 소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소비활성화를 이끌어 투자를 견인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하다.

한국정책신문  kpinews@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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