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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위해 '종신ㆍ직업검사제' 도입 필요하다  '국정농단' 의혹에 박 대통령 기소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검찰의 위기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기회
  • 염건령 <사회학자>
  • 승인 2016.11.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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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역대 검찰총장을 보면 전부 해당 조직에서 최고의 엘리트였으며,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많이 모인다는 검찰청 안에서도 진짜 수재들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과거 공부를 잘 하는 문과(文科) 고등학생들이면 법대에 진학해 사법고시에 도전하고, 여기에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검사로 임관되는 것이 일종의 미래 목표인 경우가 많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각 사회는 특정한 직업군의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선시대에 문반(文班)과 무반(武班)으로 불리는 양반(兩班) 사대부(士大夫) 세력이 500여 년을 지배했고, 일본의 경우에는 사무라이로 불리는 기사계급이 1900년대 초기까지 일본을 지배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집단이 우리나라를 지배하여 왔다고도 볼 수 있는데 해방 이후에는 친일파 세력이 일정 기간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지배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군을 기반으로 하는 군사세력이 우리나라를 주도했다.

문제는 1980년대 이후인데 이때부터 문민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상하게도 검사들이 국가권력을 전부 장악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글과 강제력이 필요한데, 글로 통제하는 것은 조선시대에 이미 경험했고, 강제력(칼과 총)을 이용하는 것은 1945년부터 많이 경험했다. 사회가 민주화되면 문민통제에 의한 권력분점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글과 총칼을 같이 거머쥔 검찰이라는 기관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사람을 표방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사통제가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검찰권을 강화해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세해 막강한 검찰권이 성립할 수 있었다. 문제는 검찰이 미국의 FBI와 같은 기관으로 변신하기 보다는 일반 범죄사건 전부에 대한 기소독점주의는 유지하면서도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 재벌에 대한 기획특수수사 역시 전부 독식하는 일종의 사법독점주의 체제를 공고히 함으로써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가진 기관으로 성장하게 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일한 견제수단은 통치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이었는데, 인사권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통치자의 시녀로 전락하는 비운의 운명을 맞게 되었다. 필자의 주변에 아는 검사들은 정의감이 넘치고 자신이 사법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다수이다. 언론에 나오는 권력지향형 검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며, 언론에 나오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검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특별수사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 의혹에 대해, 상당부분 공모관계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출처=포커스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검찰 조직을 좋게 보지 않는데, 이번 대통령의 최순실 커넥션에 대해서도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인해 특검으로 사건을 넘겨야 하는 창피한 상황을 경험할 예정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특검이 시작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검찰이 수사를 진행한 점과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서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공범관계로 공소장에 담은 부분은 분명히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검찰이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준 측면이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 검찰은 강력한 검사의 권한을 배경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모을 수 있었다. 특히 소수만 선발하는 사법시험을 통과한 전국의 인재들을 수사인력으로 확보함으로써 정예화를 기할 수 있었다. 여기에 기소권을 독점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허용함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강력한 사법권을 가진 기관이 됐다. 다만 이들의 권한에 대한 견제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인사권을 가진 권력자의 의지와 의사만을 쳐다보는 그릇된 성향을 키움으로 인해서 지금과 같은 국민 불신의 상황을 초래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판단된다.

이번의 청와대 국기문란 사건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대체적으로 명명백백하게 관계인의 잘못을 검찰이 밝혀내고 이에 대한 정확한 사법적 처분이 내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기소를 한다는 전제조건 하에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잘못된 행위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규정에 따라서 현역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불가능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퇴임 이후에 바로 기소가 가능하도록 수사를 진행한 부분은 검찰 수뇌부의 고뇌에 찬 결정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서울 서초동 검찰청 현관. <출처=포커스뉴스>

향후 이번 사태가 종료되면 분명히 검찰의 공과에 대해서 국민적인 논의가 일 것이 분명하다. 개헌도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 하에서 행정법과 형사법의 변경은 공법으로서 큰 변화의 과정에 놓일 것이 분명하며 검찰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논의도 치열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미 로스쿨 제도가 정착되어 가는 상황에서 사법고시는 2016년부로 폐지되며, 외국과 같이 로스쿨을 수료한 변호사만으로 검사가 선발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기에 검찰제도 또한 인력채용 구조의 변화에 맞춰서 큰 변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검찰에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미국의 FBI와 같은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받는 국가사법기관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병우 수석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수사관과 수사검사가 극도의 저자세를 보이는 것과 같은 실수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되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전관예우라는 우산효과를 통해서 처벌을 면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검사에 대한 처우를 강화함과 동시에 직업공무원으로서의 검사는 퇴임 이후에 변호사 활동을 하지 못하는 '직업검사제' 또는 '종신검사제'의 시행을 고민해 보아야 하며, 일반 민생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권 분할,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와 같은 별도의 공직수사기관의 설치 등에 대해서 검찰의 '권한 빼앗기'라는 사고방식 보다는 업무의 분할을 통한 국가 사법기능의 효율성, 공정성 강화라는 시대적 대명제로 바라보는 전향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염건령 <사회학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건에 시달리면서 야근을 하고 있는 많은 검사와 검찰 직원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에 의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범죄자들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분명히 검찰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범죄자로 인해 큰 혼란이 일 것이며 이들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단죄하지 못하거나 힘을 가진 권력자의 범죄에 대해서 못 본 채 하는 검찰은 그 권한을 부여한 국민들이 더 이상 좌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사건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길 바라며, 국민의 민심 폭발에 의해서 일시적으로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검찰이 아닌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잘못된 점을 찾아가는 검찰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최근에 방송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다루면서 마지막 부분에서 국가권력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알면서도 못 본 채 한 언론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내보낸 바 있다. 언론의 반성과 마찬가지로 검찰도 스스로의 적폐(積弊)에 대해서 찾아보고 이를 이번 기회를 통해 도려내는 자기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염건령 <사회학자>  kicl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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