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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인 '세제 개편안'

지난달 정부가 '증세 없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데 이어 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독자적인 세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어 국민의당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세제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세금전쟁'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우리경제는 소득격차가 커지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내수침체가 고착화하고 있다. 시장소득의 분배구조를 개선하기 전에는 재정지출로 총수요부족을 보완할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이뤄진 감세로 세수가 빈약해졌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재정적자가 더 빠르게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되기 전에 세수를 확충할 수 있는 세제개편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초연금, 누리과정, 무상급식, 청년고용, 고용안전망 확충 등 복지재정 투입이 필요한 곳이 늘고 있지만 이의 확보를 위한 구체방안은 부족하다. 201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확인되듯 획기적인 재정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기존에 도입된 복지제도마저 후퇴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증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정부도 그동안 '증세 없는 복지'를 지향했기 때문에 굳이 세금을 더 내라는 정책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고소득자 탈세가 여전하고, 소득이 있음에도 과세하지 않는 영역이 너무나 많다. 대기업이 감세혜택만 누리고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 공평과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우선 법인세와 부동산보유세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조치 이전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 기업소득 비중이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기업은 OECD 평균에 비해 약 10조원 정도의 법인세를 덜 내고 있다. 복지재정 확보를 위해서 기업이 최소한 자기 몫은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감세조치를 전면 원상회복하면 그 효과가 연간 7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기업은 과거 고도성장기뿐만 아니라 현재도 수많은 혜택을 제공받고 있다. 국민이 골고루 누려야 할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은 대기업은 이제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대기업 공제감면은 추가적으로 대폭 축소해야 한다. 미국, 영국, 호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고소득자의 공제감면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고소득자의 공제감면을 규제하겠다고 도입한 소득세 최저한세는 실질효과가 나도록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적용비율을 높여 대폭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보유세는 대표적 서민증세인 담뱃세 증세에 연동하여 단계적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 또 소득이 있으면 과세하는 원칙을 주식양도차익, 주택임대소득에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 주식양도차익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과세하고 있는 소득이다.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과세범위를 넓혀오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주식투자자의 조세저항을 넘어설 수 있는 방안으로 손실에 대한 세금즉시환급 제도도 생각해 볼만 하다.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와 기존 대주주의 종합소득 누진과세만으로도 약 4조∼5조원의 세수증대가 예상된다는 통계는 의미가 있다. 

주택임대소득 과세는 당초 정부안대로 진행해야 한다. 이 문제는 2014년 두 차례 후퇴로 동일한 수준의 근로소득과 큰 차이가 없는 세 부담이 되어 버렸다. 당초 정부안대로 시행해도, 대표적 불로소득인 금융소득에 비해 절반정도의 세 부담밖에 되지 않는다. 월급쟁이들만 유리지갑이라는 인식이 바뀌도록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조세부담능력이 있는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부당하게 누리고 있는 공제감면을 추가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이렇게 공평과세를 실현함과 동시에 복지와 연동해 증세하는 복지증세도 생각해 봐야할 때다. 일각에서 제시하는 소득세, 상속증여세 등 직접세에 일정비율을 부가하는 방식의 사회복지세 도입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정책신문  kpinews@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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